일본어로 처음 읽은 책은 乙武洋匡(오토다케 히로타다)와 日野原重明(히노하라 시게아키)의 대담을 다룬 「65」라는 책이다. 누군가 학교 시청각실에 놓고 간 것을, 단순히 일본어라는 이유만으로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잘 읽혀서 결국 끝까지 읽게 되었다. 사실 먼저 라이트 노벨인 「三年Z組銀八先生」(3학년 Z반 긴파치 선생)을 읽으려고 시도했지만, 구어체가 많이 나오는 데다 이해하기 힘든 말장난이 주를 이루는 터라 결국 포기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이번엔 일본어 소설에 도전하기로 하고 무작정 일본어 소설 베스트 셀러에 올라 있던 東野圭吾(히가시노 케이고)의 「流星の絆」(유성의 인연)을 주문해서 읽기 시작했다. 7월에 갔던 KAIST IT Gifted Camp에서 처음 읽기 시작했으니 대략 4달 만에 읽은 셈이다.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쉬는 시간이나 지하철 안에서 짬짬이 읽은 것을 감안하면 꽤 빨리 읽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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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容疑者Xの献身」(용의자 X의 헌신)으로 잘 알려진 추리소설 작가 東野圭吾의 작품 답게 책은 한 살인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부모를 잃은 3남매, 그리고 그들이 범인을 잡는 과정이 책의 주요 내용이었다. 사실 거의 다 읽을 때까지, 50여쪽을 남겨 두고까지의 모든 이야기는 대략 예측이 가능했다. 한 마디로 '뻔한 이야기'였다. 중간 중간 긴장되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 이야기는 예상대로 흘러가서 솔직히 東野圭吾의 명성을 의심하기까지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50쪽에서의 반전은 모든 예상을 뒤엎었다. 이 반전만으로도 누구한테든 이 책을 권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어 소설이 어렵지 않느냐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사실 한자 조금만 알고 있으면 일본어로 된 소설은, 그것도 「流星の絆」과 같이 예측 가능한 이야기는 쉽게 읽을 수 있다. 일본어로 대화하는 것은 한자의 읽는 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지만, 글을 읽는 것은 한자의 뜻만 대충 알고 있어도 충분히 의미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물론 모든 한자를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썼던 표현을 빌려 쓰자면, 소설은 연속함수이기 때문에 두 점의 값을 알고 있으면 두 점 사이의 값은 중간값 정리에 의해 대충 예측이 가능하다. 풀어 말하면, 문맥을 통해서 모르는 부분의 의미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한자의 특성상 부수와 발음을 통해 한자를 유추해 보면 상당수의 한자의 뜻이 유추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점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일본인 Key-pal에게 「流星の絆」을 다 읽고 무엇을 읽을까 추천을 해 달라고 했더니, 村上春樹의 소설을 읽어 볼 것을 추천해 주었다. 그의 대표작은 「ノルウェイの森」(노르웨이의 숲)로, 번역본 제목인 '상실의 시대'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책이다. 읽어 본 친구들이 모두 재미있다고 하니, 꼭 사서 읽어 보려고 한다. 물론 일본어로 말이다.
프랑스어를 열심히 공부하면 'Papillon'을 원서로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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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1학년 수학여행으로 일본에 가게 된다는 것은 입학 전부터 소문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수학여행지가 일본이 된 것도 굉장히 최근의 일이어서 아직 정착이 완전히 되지 않은 터라, 학기 초에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수학여행지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통해 결국 일본 오사카/나라/쿄토 지방으로 수학여행지를 확정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수학여행지로 결정된 오사가 일대는 내가 일본에서 가장 먼저 가 보고 싶던 곳이었다. 아무래도 도쿄보다 오사카가 끌렸던 것은 일본 제2의 도시로 불리면서도 전형적 도시의 모습보다는 여전히 사람이 사는 냄새가 나는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제대로 일본 문화를 느끼고 오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 겨울에 준비했던 일본 여행 계획을 다시 생각해내며 인터넷도 많이 뒤져 보고, '새로 쓴 일본사'라는 책도 사서 읽어 보았다. 책은 일본 여행까지 다 읽으리라고 굳게 다짐하고 샀지만 시험때문에 시간이 없어 결국 앞부분 조금밖에 읽지 못해 아쉬웠다. 역시 여느 여행과 같이 별 사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다.
출발하는 날, 평소와 같이 스쿨 버스를 타고 영종대교를 건넜다. 그러나 다리를 건너 버스가 향한 곳은 학교가 아닌 공항이었다. 8시가 조금 못되어 공항에 도착했는데, 이륙까지는 2시간정도가 남아 있었다. 짐을 부치고, 출국 수속을 하는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한 시간 정도 여유가 남아서 사진도 여러 장 찍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액체류는 조금만 있어도 모두 부치는 짐에 넣어야 했다. 가지고 탄 액체류가 안전한 것들이더라도 비행기 안에서 갖고 탄 액체를 혼합하여 폭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별걸 다 걱정하는구나 싶기도 했지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짐에서 액체류를 모두 꺼내 부치는 짐에 넣었다. 짐 검색대에서는 노트북이 걸려 놀라기도 했다(...).
인천 국제공항은 역시 세계 최고의 공항이라고 불릴 만 했다. 공항과 비행기 분야에 조예가 깊으신 문준선군의 말을 인용하면, 공항 본건물에는 천장등이 없다고 한다. 천장을 유리로 덮어 태양광으로 조명을 대신하고 부족할 경우 띄엄 띄엄 있는 가로등을 켠다고 한다. 길은 매우 잘 정비되어 있어 전혀 헤맬 필요가 없었고, 여러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어 '역시'하는 인상을 남겨 주었다.
출발! 간단히 여권과 비행기 탑승권을 확인하고 아시아나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시아나를 이용한 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일본을 경유해 호주에 가느라고 일본항공(JAL)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먹은 기내식은 아직까지 악몽으로 남아 있다. 아시아나는 국내 일식 전문 업체의 도시락 세트(모밀 소바, 초밥, 튀김 등)를 기내식으로 내어 주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운이 좋게도 창가에 앉게 되어 창문 밖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1시간 반 정도 게임을 하며 시간을 때우고 나니 비행기 아래로 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30분 정도를 더 기다리니 드디어 엄청난 크기의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大阪関西国際空港)에 도착해서는 공항 내 모노레일을 통해 탑승장에서 본 건물로 이동했다. 드디어 일본인들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입국 수속을 끝내고 짐을 찾아 문 앞에 모여서 함께 버스에 탑승했다.
때가 점심 때인 터라 가장 먼저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준비된 점심은 튀김 덮밥, 일명 텐동이었다. 튀김을 天ぷら、덮밥을 どんぶり라고 하기 때문에 튀김 덮밥을 일본인들은 간단히 天どん이라고 부른다고 가이드가 설명을 해 주었다. 일반적으로 덮밥이라고 하면 소스 등을 끼얹어 먹는 밥을 말한다고 생각했지만, 텐동은 그냥 말 그대로 밥 위에 튀김이 있는 것이었다. 간장으로 살짝 양념을 했지만, 예상했던 '덮밥'의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래도 맛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5학년 말에 다녀온 일본 여행에서의 끔찍한 음식에 대한 기억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었던 터라 굉장히 안심이 되었다.
세트 메뉴라 우동이 함께 나왔는데, 배불러서 몇 가닥 집어 먹지 못하고 모두 친구들에게 주었다. 본래 소식을 하는 일본인들이라고 하지만, 가이드가 특별히 식당에 부탁을 해서 양을 많게 했다고 한다. 그래도 좀 과해서, 친구들 대부분이 남기고 말았다.
물은 역시 일본답게 따뜻한 차가 나왔다. 식당에서 내오는 차지만 한국에서의 티백보다 향이 좋아서 몇잔이고 마셔 버렸다. 차가 다 떨어져서 직원을 불러 차를 더 달라고 일본어로 말해보기도 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동안 공부한 일본어를 많이 사용해 보고 싶었고, 그 첫 시도였다. 직원도 잘 알아 들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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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마다 있는 도서실도, 인곽에서는 특별해진다. 아서화랑, 그냥 듣기에도 아름다운 이 이름의 속뜻을 알고나면 이 이름을 좋아할 수밖에 없게 된다. 나와 책이 이야기하는 곳, 인곽의 도서실이다.
교실 두 개 정도 크기인 아서화랑에는 그렇게 많은 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웬만한 전공 서적이 모두 갖춰져 있어 책이 없는 사람이 책을 빌리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하나의 책이 한 권씩 있는게 아니라 중요하고 인기 있는 책의 경우에는 여러 권이 있어 책이 없어 못 볼 일은 거의 없다.
물론 과학고등학교라는 학교의 성격 때문에 3/4 이상이 과학 서적이고 인문 계열 서적은 책장 하나 정도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빌려 보기에는 넘치는 양이다. 특히 이번에 악마의9시저주님의 활약으로 정보과학 분야의 책을 무려 70만원어치 정도 주문을 하게 되어 정보과학쪽 책꽂이가 상당히 빽빽해질 것 같다.
한쪽 구석에는 컴퓨터 4대와 프린터 2대가 자리하고 있어서 미처 숙제를 끝마치지 못해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된다(사실 나도 경험자이다). 전산실은 게이머들의 소굴이지만 아서화랑은 게임보다는 역시 숙제와 자료 조사의 목적으로 잘 활용되고 있는 것 같다(현재까지 보아 온 바에 의하면 말이다).
테이블도 여러 개 있어 과제연구 시간에 토론을 하기에도 좋은 장소이다. 물론 도서실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지 못한다는 제약이 따르지만 덕분에 토론을 하다가 격양되는 감정을 억제하는 것도 쉽다.
여러 가지로 우리 학교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아서화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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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きらめるな、このやろう!
もう読んでみようと思ってます。でも、別に面白くなく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