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전형이 끝났다. (해방이다!)

갑자기 입시 유형이 바뀌는 해에 걸리는 바람에 혼란이 컸다. 특히 이번 3차 전형은 모든 예상을 제치고 실제로 구술 면접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학원에서는 서술형 문제풀이일 것이라고 했고, 학교에서는 그냥 간단한 형식상의 면접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국에는 문제를 풀고, 풀이 과정과 답을 설명하는 면접이었던 것이다.

전체 학생을 15개 조로 나누어 10분 간격으로 한 조씩 시험실에 입실시켜 50분간 문제를 풀게 한 다음 면접실로 이동하여 1명당 면접관 2명에게 10분간 푼 문제를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때문에 앞 조의 학생은 먼저 끝난 대로 먼저 갈 수 있었지만, 뒷 조의 학생은 앞 학생보다 3시간 정도 늦게 끝나게 되었다. 같이 간 악마의9시저주님은 5조에 계셨고, 필자는 12조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악마님께서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던 것이다.

문제는 8문제가 주어졌다. 그 중 수학이 4문제를 차지했고, 나머지 문제는 과학문제였다. 역시 문제 유출시 어떤 불이익이 돌아올 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삼가하겠다. 다만, 문제는 쉬웠던 편이다. 1달여 정도밖에 공부하지 않은 내가 이렇게 쉽게 풀 수 있을 정도라면 사실 모든 아이들에게 쉬웠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때문에 얼마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발표하느냐가 관건이었을 듯 한데, 문제는 계속 말을 더듬어서 제대로 내 생각이 면접관에게 전달이 되었는가이다. 아마 반 정도밖에 이해를 못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 월요일수요일이면 모든 것이 결정난다. 수험번호 G177번이 명단에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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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합격자명단.pdf

인천과학고등학교 입학 제2차 전형 결과


일단은, 합격이다.
아직은 3차가 있기에 말을 아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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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사실 인천과학고등학교에 합격하길 바라는 것은 정말로 도둑놈 심보일 것이다. 필자가 다니는 학원만 해도 2학년들이 많이 있고, 학원에 다니지 않더라도 과학고 입시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준비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과학고 입시는 그런 '준비된 자들'의 경쟁이다.

하지만 필자가 준비한 기간이라고 해봐야 고작 1달이 조금 넘는 시간. 추석 조금 전부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기에,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매우 짧은 시간을 준비한 것이다. 학원을 다녀 보니, 그 전에 한 공부는 했다고 할 수가 없는 정도였다. 학원 내에서만의 경쟁 또한 엄청났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잠을 줄여 가며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고 나는 지금까지 무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한달여를 공부하고 친 시험, 사실 기대하는 것이 욕심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욕심이라고 해야할까. 부모님과 선생님들, 친구들과 주위의 수많은 눈들. 사실 과학고에 입학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그 마음 때문에 다시 기대를 하게 된다.

새벽같이 일어나 영종도를 향하면서 내가 이 길을 한 번 더, 아니,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더 건너 다닐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영종대교를 건넜다. 도심을 벗어나니 한층 더 아름답게 물들어 있는 단풍을 감상하며 달리는 길은 여행의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여행 기분이 나지는 않았다.

전에도 이런 저런 일 때문에 몇 번 가 보았던 곳이라 그리 낯선 곳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고사장을 확인하고 입실했다. SS님과 같은 고사장이어서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기도 했다.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1교시가 수학(70분), 2교시가 물리·생물(50분), 3교시가 화학·지구과학(50분)이었다. 예상 외로 짧은 시험 시간에 시험문제가 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문제가 쉽다는 것은 그만큼 커트라인이 올라간다는 의미이고, 실수를 많이 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불리한 점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시험이 치러졌다. 문제는 기억도 안나거니와, 악마의9시저주님의 말씀과 같이 문제를 공개했다가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적지 않도록 하겠다. 다만, 수학이 조금 어려웠을 뿐 과학 문제는 무난했다는 것을 밝힌다. 추후에 들리는 소리를 종합해서 판단해 보건대, 수학 문제는 실수와 모르는 문제를 포함해서 반이 넘도록 틀린 것 같다. 과학은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서술형이었기 때문에 적당히 서술을 했을 경우 부분점수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이 점을 노리고 별도의 설명을 요구하지 않은 문제에서도 최대한 서술을 하려고 노력했다.

돌아오는 영종대교를 달리며, 이제 드디어 시험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한 번 더 시험(3차)을 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과욕이라고 질책하면서, 그래도 희망의 불씨는 끄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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