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 4/9

기숙사 생활에 있어서 휴일은 참 애매한 날이다. 휴일이라고 집에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수업을 할 수도 없기에 하루 종일 면학을 해야 하는 그런 날이다. 그래도 휴일은 '休日'인지라 쉬는 것도 필요하기에 기상시간이 30분 늦춰지고 점심시간이 3시간이나 되는 등의 배려는 있다.

국회의원 선거 덕분에 4월 9일 또한 휴일이다. 평소보다 30분 늦은 7시에 기상하여 산책을 한 후 8시 30분에 1차 면학을 시작하여 하루동안 무려 5차 면학까지 이어진다. 점심시간은 3시간으로, 대부분의 학생이 운동을 했고, 나는 담임 선생님과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백운산에 등반했다.

백운산 등반 - 4/9

백운산은 과학고와 국제고 뒤에 둘러 싸인 야트막한 산이다. 기숙사 뒤쪽에 바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쉽게 등반할 수 있는 산이다. 휴일을 맞아 담임 선생님께서 같이 백운산 등반할 아이들을 모아 같이 등반에 나섰다. 악마의9시저주 님, 규현, 그리고 학용 형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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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상당히 우거져 있었다. 산은 얕았지만 나무들은 꽤 높고 빽빽하게 자라 있었기 때문에, 양옆으로 나무들이 늘어선 길은 깊은 숲속 한가운데를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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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철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알리는 듯 진달래도 만발하여 가는 곳마다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었다. 아직 꽃망울에 머무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곧 꽃을 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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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까지는 30분이 조금 넘게 걸린 것으로 기억한다. 정상에는 몇 가지 운동기구가 있었고, 위쪽에는 헬기 착륙장(?)도 있었다. 아무래도 영종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영종도의 모든 모습이 한눈에 다 들어왔다. 한 쪽에는 논밭이 펼쳐져 있고, 바로 옆에서는 한창 공사가 한창이다. 과고도 산중에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산 하나만 넘으면 시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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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바라 본 과학고는 국제고의 그것과는 너무 비교됐다. 크기도 크기이고 생긴 모양까지 일명 '포스'가 달랐다. 그래도, 외견보다는 내실이 중요하겠지...(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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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한 것이지만, 나무는 정말 울창하다. 길쭉길쭉 뻗은 나무들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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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될 때마다 오르고 싶다. 이제 막 꽃이 피어오르는 봄이라는 것을 맘껏 보여주는 백운산이, 얼마 후면 푸르름으로 여름을 알릴 것이고, 또 얼마 후에는 붉은 빛으로, 흰 옷으로 갈아 입겠지. 모든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다.

휴일이 자주 있었으면.

남은 궁금증5월 5일 어린이날은 월요일이다. 토요일 귀가 후 일요일에 쉬고 월요일에 돌아오는 것이 보통의 일정이지만, 월요일이 휴일인 경우는 월요일에 돌아오는 것일까, 아니면 월요일까지 쉬고 화요일에 돌아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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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사전교육 전부터 15기 카페를 통해 다양한 동아리에 대한 홍보가 있었다. 인곽의 동아리는 크게 6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학술 동아리, 경시 동아리, 취미 동아리, 봉사 동아리, 기타 동아리, 지하 동아리가 그것이다. 이 중 지하동아리는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동아리로, 대표적으로 '키작'이 있다. 기타 동아리에 속하는 '카작'(카톨릭 작은 모임)을 본따 지은 이름으로, 키작은 아이들의 모임이다. 나머지 동아리는 모두 학교에 등록되어 있고, 그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다.

이 중 학술 동아리, 경시 동아리, 취미 동아리는 하나씩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 때문에 혼자서도 많은 고민을 했고, 악마의9시저주님과 어디에 들어갈 것인지에 대해 많은 갈등을 겪기도 하였다. 먼저, 학술 동아리에서는 컴퓨터 공학 동아리인 '사람과 셈틀', 로봇 공학 동아리인 'PLUTONIUM', 화학 실험 동아리인 'TNT', 이 세 동아리에서 갈등을 겪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TNT에 가입하고 싶었으나, 악마의9시저주님을 포함한 대부분이 원하지 않았고, 주환이와 규현이는 PLUTONIUM에 가입하고 싶어했다. 로봇을 만져 보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미 로봇을 몇 번 만져 봤고,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아는 나에게는 망설여지기만 했다.

경시 동아리는 일찍이 컴퓨터 선생님인 김인철 선생님의 말씀에 의해 정보경시동아리인 WIZARD로 결정났다. 정보를 하는 애들이 정보경시동아리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계속 악마의9시저주님은 화학경시동아리인 PHILOCHEM에 가입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특히 매주 있는 동아리 수업은 악마님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했던 듯 하다. 화학 올림피아드를 준비할 거면 동아리도 화학경시로 드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것인데, 결국 선생님 말씀은 거스르지 못했다.

결정 - 3/15

휴무토요일이 아닌 토요일은 수업이 없고, 대신 동아리 활동과 연구 활동 등의 특별활동이 있다. 이번 토요일은 동아리를 결정하는 날로, 아침부터 모두들 들떠 있었다. 아침에 강당으로 모여 동아리 소개를 각 동아리의 짱들이 나와 간략하게 다시 한 번 하고 결정의 순간이 다가왔다.

가장 먼저 학술 동아리 결정이 있었다. 나도 로봇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교지에 의해 TNT에 대한 환상이 조금 깨진 상태였기 때문에 악마의9시저주님과 주환 모두 PLUTONIUM으로 갔다. 다만 규현은 김인철 선생님께서 사셈에 가입하라고 하신 말씀을 끝내 거스르지 못하고 사셈에 가입했다.

경시 동아리는 1학년에서 나와 악마의9시저주님, 규현 이렇게 3명이 전부였다. 범수가 정보를 하기는 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포기할 것이라고 하면서 다른 동아리로 갔기 때문이다.

취미 동아리는 나와 규현은 프라모델 동아리인 SHIP으로, 악마의9시저주님은 배드민턴 동아리인 NICESHOT으로 갔다. 후의 일이지만, 사셈에서 규현을 내쫓았다. 사셈은 타이틀만 '컴퓨터 공학 동아리'이지, 사실을 스타크래프트 동아리이기 때문에 정보 하는 애는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규현도 원하지 않았고 말이다. 어쩌다보니 결과적으로 규현과 모든 동아리에 똑같이 가입한 셈이 되었다. 2년 동안 얼굴 많이 맞대고 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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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 봉사활동 - 3/12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다녀 오는 곳이 꽃동네 봉사활동이다. 학교 측에서는 공부만 하는 학생이 아닌, 남을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는 학생으로 지도하기 위해 학기초부터 간다고 했지만, 과연 얼마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봉사활동 후 학교에서 소감문을 제출하라고 해서 제출한 바가 있다. 아마 잘 쓴 것을 뽑아서 교지 등에 싣기 위함일 것이다. 본 포스트는 이 소감문으로 대체하려고 한다. 다시 쓰기는 너무 귀찮기 때문이다.(ㅡㅡ;)

가평 꽃동네 봉사활동 소감문내가 꽃동네라는 곳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 작년 아는 형에게서였다. 봉사활동으로 꽃동네에 다녀왔다는 형은 오자마자 녹초가 되어 쓰러졌다. 어떤 곳이길래 그럴까 하던 곳에, 이번에는 직접 다녀오게 되었다.

꽃동네는 연고지가 없는 어려운 분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는 곳이었다. 오갈 곳 없는 노인 분들, 정신적으로 편찮으신 분들과 심신 장애인들, 그리고 거처할 곳이 없는 부랑자들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 바로 꽃동네였다.

사전에 각자 어떤 위치에서 봉사활동을 할 것인가 정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는 희망의 집에 배치되었다. 희망의 집은 심신 장애인, 즉 몸과 마음에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 계신 곳이었다. 교지 ‘곰솔’에 적힌 선배의 글에 의하면, 모든 집 중에 희망의 집이 가장 힘들다고 해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먹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봉사활동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희망의 집 3층에 배정되어 식판을 닦고, 빨래를 널고, 편찮으신 분들 식사를 도와 드리는 등의 간단한 일만 하면 되었다. 물론 쉴 시간이 없이 계속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에 다리가 아프기는 했지만 심히 힘들 정도의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복도를 돌아다니다가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부르셔서 가 보았다. 말씀하시는 것을 잘 알아들을 수 없어 한참을 헤매야 했다. 계속 서랍을 가리키시길래 서랍을 열어 보았더니, 건빵을 포함한 몇 개의 과자가 들어 있었다. 난 당연히 과자를 달라는 것인 줄 알고 과자를 드리려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원하는 과자의 종류가 틀렸나 해서 다른 과자를 드려 보았지만 계속 아니라는 눈치셨다. 한참을 헤맨 끝에 전달된 의미는 옆의 할아버지께 과자를 드리라는 것이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 나는 잠깐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무엇을 달라고 하면 달라고 했지, 옆 사람에게 주라는 말일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불행히도 목에 걸릴 위험이 있어 아무 음식이나 주면 안 된다는 지시에 과자를 드리지는 못해서 유감이지만, 편찮으신 분들이라도 모두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라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서로를 ‘가족’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말 실감날 정도로, 삭막한 병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저녁 시간에는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의 식사를 도와드리게 되었다. 말을 온전하게 하실 수 있어서 나에게 이것저것 지시하셨는데, 자기 밥은 한 숟갈도 드시지 않으시고 제일 먼저 시키신 일이 가지고 계시던 고기를 같은 방에 있던 다른 할아버지들께 조금씩 나누어 드리라는 것이었다. 내가 조금씩 나누어 드리자 더 나누어 드리라고 하셔서 결국 남은 건 적은 양이었다. 다른 할아버지들이 다 드셔 갈 때서야 식사를 시작하신 할아버지셨다. 자기 밥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몸 성한 우리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일 것이다.

청소 도중에 만난 한 뇌성 마비가 있으신 아저씨도 생각이 난다. 말을 제대로 하실 수 없어서 소통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지만 70%의 의역을 보태서 겨우 대화가 가능했다. 가방을 빨아달라, 약을 정리해 달라 하는 것 이후에는 핸드폰을 가져 와서 전화를 걸어달라고 하셨다. 아, 핸드폰도 가지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당연히 그 곳에 계신 분들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었을까. 7번까지 저장되어 있는 번호를 하나하나 불러 드리고 2번에 전화를 걸어 통화하시는 것을 도와 드렸다. 아들이나 가까운 사람처럼 보였는데, 대략 핸드폰을 샀으니 등록을 하라는 것 얘기 같았다. 바로 앞에서 듣는 나도 해석이 어려운데, 전화기를 통해 듣는 상대방은 과연 알아들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해서 짧은 봉사활동이 끝났다. 짧았지만, 생각은 정말 많이 바뀌었다. 꽃동네가 비록 어려운 분들의 모임이라고 하지만 엄연히 하나의 마을이고, 가족이며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 단순히 아픈 사람들이 모여 있는 병동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물론 봉사 활동을 통해 남을 돕는 마음을 기르는 것도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이겠지만, 이러한 생각의 변화가 이번 활동의 가장 큰 수입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제출용'의 티가 너무 날 수도 있으나, 그야말로 포스팅을 새로 하면 거의 다시 쓰는 게 될 것 같아 그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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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는 무섭다

입소 당일 저녁 식사 전에 적응활동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수업 후 청소가 끝나고 모두 강당으로 내려오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신입생 전체는 강당에 집합했고, 지시를 기다렸다. 그 때 들어 온 것은 1학년 선배들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1학년 학생회와 여학생회의 선배들이 열 다섯분 정도 들어오셨다.
강당 바닥에 앉아 있는 우리들 앞에 일렬로 서시더니 한 분씩 말씀을 하셨다. 내용은 대략 이랬다.
  1. 선배님께 '선배님'이라는 호칭 쓰기
  2. 인사 잘하기
  3. 식당의 아주머니들께 '여사님'이라는 호칭 쓰기
  4. 기숙사에서 정숙하기
  5. 1학년 교실 앞을 지나가지 않기
특히 인사 잘하기는 인천 과학고의 전통이라고 하시면서 선배든 동기든 선생님이든 외부인이든 무조건 인사하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못할 것 같았지만 하고 보니 나와서도 누군가를 보면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벌써 적응이 된 것이리라.
문제는 벌써부터 군기를 잡는 선배님들이었다. 사전교육때부터 잡으면 입학해서는 몇 번 굴릴지도... 실제로 여학생회는 신입생 여학생을 불러서 굴렸다는 소문도 있다. 다른 학교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후배 관계가 돈독한 만큼 예의와 규칙을 중시하는 과학고의 문화일 것이다.

시험은 무섭다

신입생 진단평가로 총 3번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1차는 1월 2일 신입생 사전교육 입소식 날에, 2차는 1월 11일 신입생 사전교육 퇴소식 날에, 3차는 2월 20일에 치르는데, 이 결과를 이용해 장학금 대상자와 보충교육 대상자를 결정하고 반 편성에도 이를 이용하게 된다.
1차 고사는 수학, 과학, 영어를 보았다. 시험문제는 모두 10-가에서 출제되었는데, 사실 과고 준비하면서 학원에서 다뤘던 몇 문제 빼고는 손도 못댔다. 과학은 그래도 웬만큼 풀려 나갔다. 어차피 과학은 사전 과제 내용이 주가 되었기 때문에 손도 못 댈 문제는 없어 다행이었다. 영어는 과고 입학 때 가산점을 따기 위해 한 번 본 적이 있는 TEPS와 비슷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점수 또한 TEPS 점수와 비슷하게 나왔으니 말이다. 점수는 그나마 생각보다는 잘 나와 주었다. 수학이 50점대, 과학이 70점대, 영어가 60점대. 그래도 평균은 한 것 같아 다행이다. 2차고사는 뭐, 아직 점수는 안 나왔지만 1차고사의 절반 정도만 나와 준다면...

눈은 무섭다

퇴소를 하는 1월 11일,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엄청난 눈이 내렸다. 영종도도 예외는 아니어서 안 그래도 사람 없는 섬 구석에 고립될 뻔 했다. 아침에 듣자 하니 과학고로 진입하는 좁은 도로에서 차가 논으로 굴러 떨어졌다는 얘기도 있었고, 도로가 폐쇄되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획인된 바는 없다. 어쨌든 그런 얘기가 믿길 만큼 상당한 양의 눈이 순식간에 내렸고, 모두 집에 어떻게 돌아가야 할까 걱정했다. 다행히 오후가 되자 눈발이 가늘어지고 해가 나면서 도로는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집에 가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선생님께서, 영종도 눈은 이건 맛보기라고 하신다. 그럼 진짜배기는 어떻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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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신입생선발최종합격예정자.pdf

2008학년도 신입생 선발 최종 합격 예정자 명단


오늘, 11월 14일 2시에 발표가 났다. 아니, 난다고 했다. 글쎄, 2시에 결과를 알 수 있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게 된 것은 4시 정도였고, 그마저도 텍스트 버전이었다. 서버가 부하를 못 견디는 것인지, 회선 트래픽을 초과한 것인지는 몰라도 2시간 내내 페이지가 마비가 된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어찌 되었건, 결과는 일단 좋다. 예비합격자 명단에 G177(필자)과 G77(악마의9시저주 님)이 있다. 결과는 SilverySoul님의 어머니를 통해 듣게 되었다. 직접 전화하셔서 물어보셨다고 한다. 이 글을 빌어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알려주시지 않았으면 몇 시간 더 애를 태우고 있어야 할 뻔 했습니다.).

합격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친구들과 선생님들, 친척들에게서 전화가 와서 살짝 난감하기도 했지만, 축하해주시니 기뻤다. 그래도, 위로보다는 역시 축하가 듣기에는 기분 좋다.

사랑하는 주님, 믿고 지켜봐 주신 사랑하는 부모님, 협박을 가장한 격려를 해 주신 담임 선생님, 진심으로 걱정해 준 오재견 선생님, 수업에 들어오시지도 않으시면서 큰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이은숙 선생님, 매일 기도해주신 교회 분들, 학원에 다닐 것을 권유해 준 악마의9시저주 님, 진심으로 합격을 기원해 주었던 권수와 PLoTeN 외 많은 친구들, 기타 주위의 여러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왠지 수상소감같지만, 싫어도 이렇게 말하게 되는군요).

며칠 전 벌써 15기 카페가 탄생했고, 이미 상당한 사람들이 가입해서 활동중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14기 선배들과 15기 특차 합격생들 위주로 활동했지만, 오늘부터는 15기 일반전형 합격생까지 가세되어 더욱 활기를 띨 것 같다. 서로 얼굴도 보기 전에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것은 소수 정원의 장점일 것이리라.

여러 가지 느낌이 있지만 표현에 서툴기에 생략하고 넘어가겠다. 그냥, 기쁘다는 말로 될까.

p.s. 담임선생님께서 2회고사 전교 5등 이내 진입을 주문하셨다. 가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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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천과학고등학교에 합격하길 바라는 것은 정말로 도둑놈 심보일 것이다. 필자가 다니는 학원만 해도 2학년들이 많이 있고, 학원에 다니지 않더라도 과학고 입시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준비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과학고 입시는 그런 '준비된 자들'의 경쟁이다.

하지만 필자가 준비한 기간이라고 해봐야 고작 1달이 조금 넘는 시간. 추석 조금 전부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기에,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매우 짧은 시간을 준비한 것이다. 학원을 다녀 보니, 그 전에 한 공부는 했다고 할 수가 없는 정도였다. 학원 내에서만의 경쟁 또한 엄청났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잠을 줄여 가며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고 나는 지금까지 무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한달여를 공부하고 친 시험, 사실 기대하는 것이 욕심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욕심이라고 해야할까. 부모님과 선생님들, 친구들과 주위의 수많은 눈들. 사실 과학고에 입학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그 마음 때문에 다시 기대를 하게 된다.

새벽같이 일어나 영종도를 향하면서 내가 이 길을 한 번 더, 아니,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더 건너 다닐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영종대교를 건넜다. 도심을 벗어나니 한층 더 아름답게 물들어 있는 단풍을 감상하며 달리는 길은 여행의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여행 기분이 나지는 않았다.

전에도 이런 저런 일 때문에 몇 번 가 보았던 곳이라 그리 낯선 곳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고사장을 확인하고 입실했다. SS님과 같은 고사장이어서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기도 했다.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1교시가 수학(70분), 2교시가 물리·생물(50분), 3교시가 화학·지구과학(50분)이었다. 예상 외로 짧은 시험 시간에 시험문제가 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문제가 쉽다는 것은 그만큼 커트라인이 올라간다는 의미이고, 실수를 많이 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불리한 점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시험이 치러졌다. 문제는 기억도 안나거니와, 악마의9시저주님의 말씀과 같이 문제를 공개했다가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적지 않도록 하겠다. 다만, 수학이 조금 어려웠을 뿐 과학 문제는 무난했다는 것을 밝힌다. 추후에 들리는 소리를 종합해서 판단해 보건대, 수학 문제는 실수와 모르는 문제를 포함해서 반이 넘도록 틀린 것 같다. 과학은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서술형이었기 때문에 적당히 서술을 했을 경우 부분점수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이 점을 노리고 별도의 설명을 요구하지 않은 문제에서도 최대한 서술을 하려고 노력했다.

돌아오는 영종대교를 달리며, 이제 드디어 시험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한 번 더 시험(3차)을 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과욕이라고 질책하면서, 그래도 희망의 불씨는 끄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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