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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9 부원제,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힘들다 (12)

우리는 수많은 축제를 즐긴다. 유치원 때의 재롱 발표회, 초등학교 때의 학예회나 중·고등학교의 학교 축제, 대학교의 대학 축제는 기본적인 축제들이고, 이외에도 수많은 축제들을 즐기며 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축제 뒤에서 수고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잘 알지 못한다. 누군가의 땀방울이 있었을 것이다라는 것 정도만 생각할 뿐 진정으로 그들의 시간과 노력의 투자를 생각해 본 사람은 얼마 없다. 필자 또한 올해의 부원제를 준비하기 이전까지는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필자는 부원제에서 3가지 역할을 맡게 되었다. 본래 방송부라는 역할이 있기에 이 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배경 음악이나 MR 등의 재생을 하는 역할으로, 아마 방송부 일 중에서는 가장 쉬운 일이 아니었나 싶다. 다만 재생 뿐만 아니라 음악 파일을 모두 받아서 CD를 구워야 했는데 CD를 구워 놓으면 수정해달라고 하고, 다시 구워 놓으면 또 수정해 달라고 하는 통에 CD를 굽는 데만 한참 시간이 걸렸다.

두 번째 역할은 영상의 제작이었다. 올해는 부원제를 준비하는 많은 출연자들의 연습 과정을 촬영하여 영상으로 제작해서 발표마당 시작 전에 상영하였는데, 이 영상의 편집을 맡았다. 사실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는 일이었으나, 워낙 촬영해 온 영상의 질이 나빠서 편집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이쯤에서 촬영을 맡은 PLoTeN 에게 타타리를 퍼붓는다.

세 번째 역할은 로봇 전시이다. 올해는 작년에 ALCoB 로봇 컨테스트 1등상품으로 받아 온 Bioloid 로봇 키트를 전시할 수 있게 되어 많은 기대를 했지만, 워낙 정신을 빼 놓고 살아서 축제 당일 새벽에 키트 조립을 시작했다. 결국 새벽 5시경에 상반신만 있는 박수치는 로봇(이후에는 팔굽혀펴기하는 로봇으로 변질되었음)이 완성되었고 전시되어 굉장히 많은 박수를 받았다(박수를 쳐야 작동한다).

작년에도 중창반 반주와 로봇 전시회, 두 가지의 역할을 맡았지만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3가지 역할을 맡다 보니 누적되는 피로가 상당했다. 올해는 조금 오버클럭을 한 게 사실이지만 준비를 하면서 본 다른 준비하는 사람들의 노력들도 굉장했다. 어두워질 때까지 연습하던 여러 동아리들, 늦게까지 혼자서 미술 작품 전시를 준비하시던 미술 선생님, 전시할 로봇과 전시장을 준비하신 정보부장 선생님, 이것 저것 신경쓰시느라 정말 고생하신 총 연출 담당 선생님...

그들의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구경하는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그래도 준비하는 입장으로 볼 때 즐거워해 주는 편이 좋다. 로봇 전시회에서 '재미 없어, 그냥 가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허무감은 준비하는 사람의 사기를 꺾어놓았다. 내가 보아도 그리 볼 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준비한 사람들의 노력을 생각하여 즐겁게 보아 주는 게 예의이지 않을까.

아무튼 그렇게 축제는 끝이 났다. 아주 만족스럽지도 않았지만 별 불만은 없었던 그런 축제였다. 발표 마당 공연도 리허설 때보다 훨씬 괜찮았고 전시마당 때에도 센스 넘치시게 2학년이 제작한 뮤직비디오를 틀어 주셔서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그나저나,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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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