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날의 이른 아침, 해가 미처 제대로 뜨기도 전에(사실 해는 8시도 넘어서 뜨기 때문에 이른 시간은 아닙니다만) 호텔을 나서 버스를 타고 향한 곳은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Amsterdam)이었습니다. 운하의 도시로 알려져 동화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도시의 전형으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암스테르담에 직접 발걸음을 옮길 때의 기분은 정말 설렜습니다!
버스는 암스테르담의 중심지, 담 광장(Dam square)에서 멈췄습니다. 새해 첫날의 아침이라 그런지 정말 썰렁했습니다. 가장 큰 건물도 공사중이어서 활력 넘쳐야 할 광장이 뭔가 삭막했습니다. 광장 한가운데에 있는 국립 기념비 주변은 온갖 쓰레기로 넘쳤는데, 전날 한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는 것을 축하하며 사람들이 먹고 마신 흔적이라고 합니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계속 생각하는 것이지만, 유럽 사람들은 정말 편하게 세상 걱정 없이 사는 것 같습니다.
원래 담 광장은 큰 백화점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많아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라고 하는데, 때가 때인지라 모든 백화점과 가게들이 문을 닫고, 사람들도 없어 별 수확 없이 장소를 옮겼습니다. 골목을 따라 잠깐 이동하자 드디어 암스테르담의 운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어두운 골목 대신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모든 길이 물을 끼고 뻗어 있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유럽풍 건물과 물가의 나무, 그 멋있는 풍광을 실컷 감상하고 점심 식사를 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식당은 담 광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함께 한 가족들은 모두 유럽 음식에 아직도 불만을 표하고 있었지만, 저는 매 끼니가 기대되었습니다. 원래 타국의 문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은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지의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먹기 바빠서 사진 찍는 것을 깜빡 하고 있다가 조금 먹은 뒤 뒤늦게 찍은 것입니다. 살짝 먹은 자국이 있네요. 전채로는 감자 튀김과 야채가 나왔고, 주 요리로는 생선이 나왔습니다. 부드러운 생선을 크림 소스로 마무리한 조금 독특한 생선 요리였습니다. 살짝 느껴지는 허브향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가족들도 이 요리만큼은 맛있게 먹었던 것 같습니다.
후식으로는 생크림을 얹은 과일이 나왔습니다. 깔끔하게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일정은 드디어 암스테르담의 운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보트 탑승이었습니다. 보트 탑승은 다소 비싼 옵션 상품이었지만, 암스테르담에 와서 운하를 빠트리면 안되기에 함께 했던 일행 대부분이 보트에 탑승했습니다.
구글 어스
로 본 암스테르담의 모습입니다. 노란 별로 표시한 곳이 처음 버스가 멈춘 담 광장입니다. 담 광장을 중심으로 해서 도시 전체가 부채꼴의 운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탄 보트입니다. 낮은 1층짜리 천장이 있는 모터 보트였습니다. 후미에는 천장이 없는 부분도 있어 밖의 풍경을 더 자유롭게 볼 수 있었지만, 날씨가 추워서 저는 포기하고 배 안에서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도로가 있는 대신 물이 흐르고 배가 떠다닌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운하변에 있는 건물들에는 대부분 배가 정박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수상 교통도 꽤 많이 이용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싼 만큼 꽤 오래간 운하를 돌아다녔습니다. 40분 정도의 운하 관광을 마치고 배가 정박한 곳은 갓산 다이아몬드 공장(Gassan diamond factory)이었습니다. 다이아몬드 가공 산업은 네덜란드의 가장 발달한 산업 중 하나라고 합니다. 갓산 다이아몬드 공장은 세계에서도 가장 큰 다이아몬드 가공 공장이어서, 일부러 견학도 많이 온다고 하네요. 들어가서 나누어주는 입장 스티커를 가슴에 붙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위층에서는 한국인 직원분께서 공장 설명을 해 주고 계셨습니다.
그 바로 옆에서 실제로 다이아몬드를 가공하고 계시던 다른 직원분입니다. 중간에 가공중인 다이아몬드를 보여 주기도 했는데 너무 작아서 잘 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 것 하나에 싸게는 몇 백에서 몇 천 만원까지 한다는게, 역시 보석인가봅니다.
한국인 직원분께서 다이아몬드의 가공 과정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하고 계십니다. 보석은 쉽게 탄생하는 게 아닙니다... 가공 과정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장소를 옮겨 본격적인 세일링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공장에 견학을 온 것은 다이아몬드가 어떻게 가공되는지 소개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이 세일링이 목적일 테니까요.
다이아몬드의 품질을 정하는 기준인 4C(Carat weight, Color, Clarity, Cut)을 자세히 설명하고, 다양한 다이아몬드를 종이에 펼쳐 보여주었습니다. 정말 같은 무게라도 눈에 보이지도 않을 조그만 티끌 하나 때문에 가격이 몇 천 만원씩 차이나는 경우도 있더군요.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계셨으나, 다이아몬드 살 일은 웬만하면 당분간 없을 것 같은 우리 가족은 일단 그냥 흥미로운 이야기로 들어 넘겼습니다.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들이 진열된 1층의 매장을 빠져 나와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곧바로 네덜란드의 또 다른 멋, 풍차를 보기 위해 떠났습니다. 일반적으로 '풍차마을'이라고 불리우는 잔세스칸스(Zoanse Schans)는 동화 속에서 그려질 법한 네덜란드의 모습이 살아 있는 도시입니다. 원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풍차가 있었다고 하지만, 산업화에 밀려 지금은 관광용으로 몇 개만이 보존되어 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잔세스칸스에 도착할 때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어 노을을 배경으로 한 풍차의 모습이 색다른 운치를 자아냈습니다. 눈이 하얗게 내린 너무나 아름다운 배경에 모두가 사진을 찍느라 바빴습니다. 본래 특산품인 치즈를 비롯한 여러 가지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있어서 둘러 봐도 좋지만 새해 첫 날인지라 모두들 문을 닫은 덕분에 많은 시간을 밖의 풍경을 감상하는 데에 쓸 수 있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정초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연 치즈 가게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습니다. 들어가자 마자 고소한 치즈 냄새가 느껴졌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치즈를 조금씩 썰어서 맛을 보게 해 주고, 파는 가게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먹는 체다 치즈부터 훈제 치즈, 매콤한 치즈, 야채 치즈 등 다양한 치즈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모두 너무 맛있어서(...) 다 사고 싶더라는 것입니다. 결국 6개 묶음으로 할인하는 것을 사서 가게를 빠져나왔습니다.
동화같은 나라, 네덜란드를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벨기에로 향했습니다. 나라 간의 경계가 무색해서, 숙소를 벨기에에 잡고 네덜란드 관광을 한 후 다시 벨기에로 돌아가는 일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외국이라면 너무 멀게 느껴지는 한국인으로서는 역시 적응이 안되는군요. 가는 길에 1958년 벨기에 국제 박람회를 기념하여 세운 조형물인 아토미움(Atomium)을 멀리서나마 보고 지나갔습니다. 본래 전혀 일정에 없었던 것이지만, 우리에게 보여 주시기 위해 버스 기사님께서 일부러 아토미움을 볼 수 있는 길을 택해서 지나갔다고 하시네요. 잠시 내려서 휴식도 취할 겸 아토미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버스는 저녁 식사를 위해 전 날 갔었던 브뤼셀의 그항 쁠라를 다시 찾았습니다. 유럽에서의 중식-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지만, 문을 연 식당이 많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좁았다고 합니다-을 먹고, 전 날 묵었던 숙소에 돌아가는 것으로 3일째의 일정은 마무리됐습니다.
퍼가고자 하시는 분은 링크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우와 ㅋㅋㅋㅋ 재밌겠다
재미있겠지 ㅋㅋㅋ
진짜 멋잇고 이 글을 통해 멋지고 좋은 구경 했어요!~
저도 진짜 가고 싶어지네요!
또 멋있는 사진과 멋있는이야기들 기대할께요!~
우와, 아이(초6)숙제로 베네룩스3국사진 필요했는데 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