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2회고사 - 6/26 ~ 7/1

1학기를 마무리하는 2회고사가 끝났다. 사실 별로 기대를 걸지 않았던 시험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정보 올림피아드 준비를 하느라(비록 떨어지긴 했지만) 시험 공부를 할 시간이 열흘밖에 주어지지 않았던 데다가, 별로 공부할 기분도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나 결과는 안좋았다. 안그래도 못 보았던 물리와 수학 점수가 더 떨어졌고(시험이 쉬워서 다른 친구들은 평균적으로 10점 상승했다) 1회고사 때 1등급이었던 생물 점수도 암울했다. 영어는 100점을 맞았지만, 과학 과목 점수가 좋지 않아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1학기 합산 결과가 시험이 끝나고 열흘 정도 후에 나왔다. 결과는, 영어와 컴퓨터 1등급, 지학 2등급. 나머지는 밝히기가 부끄럽다. 1회고사 때 1등급 점수였던 생물도 4등급으로 떨어져 2회고사의 점수가 어떠했는가를 보여준다.
가장 문제인 과목은 역시 수학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음 시험에서는 수학 점수 올린다. 반드시!

면학실 자리 바꾸기 - 7/1

시험이 끝나는 날 오후에는 별달리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기숙사 방과 면학실 좌석을 재배치한다. 2회고사가 끝난 7월 1일도 1회고사의 마지막날과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자리 이동이 있었다.
1회고사가 끝났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아예 여학생의 위치가 바뀌었다. 면학실 서쪽 끝에 위치하던 여학생들이 동쪽 끝으로 이동했다. 내 자리는 여학생 면학실과 경계를 이루는 책장에서 한 칸 떨어진 복도쪽이다. 일단 사감이랑 멀고, 화장실과 가깝기 때문에 만족한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변화는 책꽂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모든 학생들이 큰 책꽂이 몇 개를 함께 쓰다 보니 책꽂이가 멀고, 부족해서 대부분의 학생들의이 면학대 위에 책을 가득히 쌓아놓았었다. 때문에 책을 펼 공간조차 부족했었는데, 이번에 면학대 크기와 정확히 맞는 책꽂이가 개인당 1개씩 주어진 것이다. 면학대 위에 가득하던 책들을 책꽂이에 꽂으니 면학대는 깔끔해지고, 책 정리도 잘 되어 매우 편리하다.

기숙사 방 바꾸기 - 7/1

1회고사가 끝나고 2층으로 올라간 1학년 1반은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방은 1회고사 전에 악마님께서 쓰시던 105호. 룸메이트는 담임 선생님께서 무작위로 뽑으셨다고 하시는데, 경중과 경재가 되었다.
학기 초에는 자기 방에서 자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다른 방에 건너가서 자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특히 악마님 방이나 Lukas님 방에 가서 늦도록 얘기를 하고, 늦게 자는 게 너무 익숙해져 버렸달까. 다음날 지장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그렇게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난 후에는 입학 전 변상규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기도 했다.
버닝도 처음 몇 번 재미 삼아서 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게 일상이 되어버리면 위험하다.

딱 그런 것 같다. 앞으로라도 다음날 수업을 생각해서 좀 자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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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선배는 무섭다

입소 당일 저녁 식사 전에 적응활동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수업 후 청소가 끝나고 모두 강당으로 내려오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신입생 전체는 강당에 집합했고, 지시를 기다렸다. 그 때 들어 온 것은 1학년 선배들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1학년 학생회와 여학생회의 선배들이 열 다섯분 정도 들어오셨다.
강당 바닥에 앉아 있는 우리들 앞에 일렬로 서시더니 한 분씩 말씀을 하셨다. 내용은 대략 이랬다.
  1. 선배님께 '선배님'이라는 호칭 쓰기
  2. 인사 잘하기
  3. 식당의 아주머니들께 '여사님'이라는 호칭 쓰기
  4. 기숙사에서 정숙하기
  5. 1학년 교실 앞을 지나가지 않기
특히 인사 잘하기는 인천 과학고의 전통이라고 하시면서 선배든 동기든 선생님이든 외부인이든 무조건 인사하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못할 것 같았지만 하고 보니 나와서도 누군가를 보면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벌써 적응이 된 것이리라.
문제는 벌써부터 군기를 잡는 선배님들이었다. 사전교육때부터 잡으면 입학해서는 몇 번 굴릴지도... 실제로 여학생회는 신입생 여학생을 불러서 굴렸다는 소문도 있다. 다른 학교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후배 관계가 돈독한 만큼 예의와 규칙을 중시하는 과학고의 문화일 것이다.

시험은 무섭다

신입생 진단평가로 총 3번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1차는 1월 2일 신입생 사전교육 입소식 날에, 2차는 1월 11일 신입생 사전교육 퇴소식 날에, 3차는 2월 20일에 치르는데, 이 결과를 이용해 장학금 대상자와 보충교육 대상자를 결정하고 반 편성에도 이를 이용하게 된다.
1차 고사는 수학, 과학, 영어를 보았다. 시험문제는 모두 10-가에서 출제되었는데, 사실 과고 준비하면서 학원에서 다뤘던 몇 문제 빼고는 손도 못댔다. 과학은 그래도 웬만큼 풀려 나갔다. 어차피 과학은 사전 과제 내용이 주가 되었기 때문에 손도 못 댈 문제는 없어 다행이었다. 영어는 과고 입학 때 가산점을 따기 위해 한 번 본 적이 있는 TEPS와 비슷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점수 또한 TEPS 점수와 비슷하게 나왔으니 말이다. 점수는 그나마 생각보다는 잘 나와 주었다. 수학이 50점대, 과학이 70점대, 영어가 60점대. 그래도 평균은 한 것 같아 다행이다. 2차고사는 뭐, 아직 점수는 안 나왔지만 1차고사의 절반 정도만 나와 준다면...

눈은 무섭다

퇴소를 하는 1월 11일,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엄청난 눈이 내렸다. 영종도도 예외는 아니어서 안 그래도 사람 없는 섬 구석에 고립될 뻔 했다. 아침에 듣자 하니 과학고로 진입하는 좁은 도로에서 차가 논으로 굴러 떨어졌다는 얘기도 있었고, 도로가 폐쇄되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획인된 바는 없다. 어쨌든 그런 얘기가 믿길 만큼 상당한 양의 눈이 순식간에 내렸고, 모두 집에 어떻게 돌아가야 할까 걱정했다. 다행히 오후가 되자 눈발이 가늘어지고 해가 나면서 도로는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집에 가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선생님께서, 영종도 눈은 이건 맛보기라고 하신다. 그럼 진짜배기는 어떻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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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전형이 끝났다. (해방이다!)

갑자기 입시 유형이 바뀌는 해에 걸리는 바람에 혼란이 컸다. 특히 이번 3차 전형은 모든 예상을 제치고 실제로 구술 면접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학원에서는 서술형 문제풀이일 것이라고 했고, 학교에서는 그냥 간단한 형식상의 면접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국에는 문제를 풀고, 풀이 과정과 답을 설명하는 면접이었던 것이다.

전체 학생을 15개 조로 나누어 10분 간격으로 한 조씩 시험실에 입실시켜 50분간 문제를 풀게 한 다음 면접실로 이동하여 1명당 면접관 2명에게 10분간 푼 문제를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때문에 앞 조의 학생은 먼저 끝난 대로 먼저 갈 수 있었지만, 뒷 조의 학생은 앞 학생보다 3시간 정도 늦게 끝나게 되었다. 같이 간 악마의9시저주님은 5조에 계셨고, 필자는 12조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악마님께서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던 것이다.

문제는 8문제가 주어졌다. 그 중 수학이 4문제를 차지했고, 나머지 문제는 과학문제였다. 역시 문제 유출시 어떤 불이익이 돌아올 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삼가하겠다. 다만, 문제는 쉬웠던 편이다. 1달여 정도밖에 공부하지 않은 내가 이렇게 쉽게 풀 수 있을 정도라면 사실 모든 아이들에게 쉬웠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때문에 얼마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발표하느냐가 관건이었을 듯 한데, 문제는 계속 말을 더듬어서 제대로 내 생각이 면접관에게 전달이 되었는가이다. 아마 반 정도밖에 이해를 못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 월요일수요일이면 모든 것이 결정난다. 수험번호 G177번이 명단에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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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사실 인천과학고등학교에 합격하길 바라는 것은 정말로 도둑놈 심보일 것이다. 필자가 다니는 학원만 해도 2학년들이 많이 있고, 학원에 다니지 않더라도 과학고 입시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준비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과학고 입시는 그런 '준비된 자들'의 경쟁이다.

하지만 필자가 준비한 기간이라고 해봐야 고작 1달이 조금 넘는 시간. 추석 조금 전부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기에,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매우 짧은 시간을 준비한 것이다. 학원을 다녀 보니, 그 전에 한 공부는 했다고 할 수가 없는 정도였다. 학원 내에서만의 경쟁 또한 엄청났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잠을 줄여 가며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고 나는 지금까지 무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한달여를 공부하고 친 시험, 사실 기대하는 것이 욕심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욕심이라고 해야할까. 부모님과 선생님들, 친구들과 주위의 수많은 눈들. 사실 과학고에 입학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그 마음 때문에 다시 기대를 하게 된다.

새벽같이 일어나 영종도를 향하면서 내가 이 길을 한 번 더, 아니,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더 건너 다닐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영종대교를 건넜다. 도심을 벗어나니 한층 더 아름답게 물들어 있는 단풍을 감상하며 달리는 길은 여행의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여행 기분이 나지는 않았다.

전에도 이런 저런 일 때문에 몇 번 가 보았던 곳이라 그리 낯선 곳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고사장을 확인하고 입실했다. SS님과 같은 고사장이어서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기도 했다.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1교시가 수학(70분), 2교시가 물리·생물(50분), 3교시가 화학·지구과학(50분)이었다. 예상 외로 짧은 시험 시간에 시험문제가 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문제가 쉽다는 것은 그만큼 커트라인이 올라간다는 의미이고, 실수를 많이 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불리한 점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시험이 치러졌다. 문제는 기억도 안나거니와, 악마의9시저주님의 말씀과 같이 문제를 공개했다가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적지 않도록 하겠다. 다만, 수학이 조금 어려웠을 뿐 과학 문제는 무난했다는 것을 밝힌다. 추후에 들리는 소리를 종합해서 판단해 보건대, 수학 문제는 실수와 모르는 문제를 포함해서 반이 넘도록 틀린 것 같다. 과학은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서술형이었기 때문에 적당히 서술을 했을 경우 부분점수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이 점을 노리고 별도의 설명을 요구하지 않은 문제에서도 최대한 서술을 하려고 노력했다.

돌아오는 영종대교를 달리며, 이제 드디어 시험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한 번 더 시험(3차)을 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과욕이라고 질책하면서, 그래도 희망의 불씨는 끄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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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의 과학자들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가? 아리스토텔레스나 탈레스와 갈은 사람들이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과학자였다. 하지만 그들은 과학자인 동시에 철학자이기도 했다. 그들은 철학을 완성시키기 위해 과학을 연구했다. 과학과 철학은 곧 우주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학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과학은 철학이라는 학문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과학은 실험과 증명을 바탕으로 한 '경험적' 학문이고, 철학은 인간의 관념과 논리를 중심으로 한 '이론적' 학문이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분명히 관계성이 있으며, 이 관계성이 깨짐으로써 오늘날 과학이 여러 문제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과 철학의 관계성이란 무엇일까? 본래 과학은 자연 현상의 원리를 밝히고자 했던 점에서 철학과 비슷한 성격을 가졌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과학은 인간 생활을 이롭게 하는 쪽으로 그 목표를 돌렸고, 현대에 와서는 '과학은 인류의 편리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화되기에 이르렀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에서 시작한 과학이 그 본연의 목적을 잃고 인간 중심적으로 나아가다보니 어느샌가 그 부작용은 어마어마해진 것이다.
  다이너마이트가 살상에 이용되고,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인간 복제의 위협을 느껴야 한다. 방사능으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이산화탄소로 지구는 온실이 되어간다. 모두 과학의 어두운 면들이다. 이러한 면들은 결국 철학과 과학의 분리에서 온다. 자연보다는 인간이 우선시되는 현대 과학의 이념 탓에 자연을 연구하는 과학이 자연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과학자들도 철학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맹목적인 발전이 아닌, 과학 본래의 의미를 되새기는 과학자들의 자세가 요구된다. 특히나 과학의 위력이 커진 오늘날, 철학을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연구와 실험이 이루어져야 과학의 위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용될 것이다. 과학자들의 올바른 자세로 과학이 더욱 올바른 길을 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07년 3월 22일

'이타적 과학자' 읽은 후 현대 과학이 가진 문제에 대해 논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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