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대항 합창대회

곰솔제의 가장 중요한 무대 중 하나가 바로 반 대항 합창대회가 아닐까 한다. 모두가 참여하기 때문이고, 1년 동안 함께 했던 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작년의 합창대회도 비록 상은 타지 못했지만 매우 소중하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도 열심히 해서 즐거운 추억도 만들고, 기왕이면 상도 타고 싶었다.

그러나 문제는 분위기였다. 1학년 때에는 축제 준비 기간 동안 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업을 하기 싫은 애들은 수업을 하지 않을 구실을 합창 연습에서 찾았다. 덕분에 매 시간 거의 합창 연습을 했고, 연습할 시간이 많았다고 기억한다. 반면 2학년은 수업은 커녕 각자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그 자유로운 시간을 합창 연습에 빼앗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다가 일부는 '원래 축제는 1학년들이 주인공'이라는 인식까지 가지고 있어서 다 함께 열심히 해보자 하는 기합이 잘 들어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다행히 반장, 부반장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 주어서 곡 선정부터 편곡, 연습까지 잘 진행된 것 같다. 원래 'We are all in this together'를 하려고 했지만 다른 반에서 선수를 쳐 버리는 바람에 다시 'Honey honey'로 바꿨다. 그러나 'Honey honey'는 합창곡보다는 솔로곡의 느낌이 강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다른 후보를 찾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Honey honey'를 편곡해서 합창 버전으로 만들어 하기로 했다.

편곡은 다른 반의 친구들이 도와줬다. 반장이 Note worthy composer로 악보를 작성하고, 하루에 1시간 정도 연습했다. 마지막 이틀 동안 겨우 피아노가 있는 구면학실을 차지해서 피아노와 맞춰 볼 수 있었으니 참 촉박하게 이루어진 것 같다. 그래도 안무도 맞추고 마지막 퍼포먼스까지 짜서 나름대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순서는 모든 반 중 가장 마지막이었다. 2학년 4반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추첨에 의한 우연이다. 덕분에 다른 반 무대를 모두 볼 수 있었고, 보면서 왠지 희망은 줄기는 커녕 더 커졌다. 작년에도 그랬고, 아무래도 1학년이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무대를 보여 줘야 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데도 1학년 무대를 보면서 저 정도는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솟는 것이었다. 2학년 다른 반들도 조금씩 시원찮아 조금만 열심히 하면 충분히 1등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 반의 무대. 지정곡 '어머니'는 연습할 때부터 별로 걱정이 없었던 만큼, 무대에서도 완벽하게 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문제는 자유곡 'Honey honey'였다. '어머니'가 끝나고 대형을 바꾸어 자유곡 합창이 시작되었다. 나는 코러스 파트였지만 사실 코러스 파트 연습할 때 거의 같이 연습을 안해서 음을 제대로 못 잡고 알토와 코러스를 대충 섞어 부른 것 같다. 역시 하이라이트는 간주 부분. Honey honey에는 중간에 30초나 되는 긴 간주가 두 번 나오는데, 그 중 하나를 없애고 하나에는 율동(?)을 넣기로 했다. 율동이라는 게 상당히 익살스러워서 임팩트가 강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마지막 듀엣 파트. 어쩌다가 내가 듀엣 중 한 명을 맡게 되었고, 연습 때 제대로 음을 잡지 못해 걱정했지만 다행히 어긋나지 않게 마무리를 했다. 작년의 1학년 2반을 베낀 듯 한 하트 퍼포먼스 또한 강한 임팩트를 주었던 것 같다.

덕분에 무대 연출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당당히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많이 부족했던 연습에 비해 결과가 너무 좋아 사실 좀 얼떨떨하긴 해도 1학년 때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다. 2학년 4반 모두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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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여디디야 합창

여디디야의 연중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한 가지가 바로 축제 무대이다. 여디디야에 출석하는 친구들과, 출석하지 않더라도 함께 하고 싶은 친구들이 모두 함께 곰솔제 인곽인의 밤에서 무대를 선보이는 것이다. 동아리 멤버의 개념이 모호한 여디디야를 하나로 묶어 주는 중요한 무대이다.

재작년에는 핸드벨 공연을 했다고 하고, 작년에는 캐럴 메들리를 합창했다. 올해의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는 15기 임원, 우리 손에 달려 있었다. 다시 핸드벨 공연을 할까, 캐럴을 부를까 하다가 결국 우리가 1년 동안 함께 불렀던 찬양을 재구성해서 무대에서 보이는 것이 1년 활동을 가장 잘 압축하는 것이겠다 싶어 모두가 잘 알 만한 곡 다섯 곡(Miracle generation, Jesus generation, 성령의 불타는 교회, 영광 높이 계신 주께, 부흥 있으리라)을 골라 메들리로 엮었다. Lukas 님의 놀라운 능력으로 성부까지 나눈 뒤 2주 가량을 남겨 놓고 연습을 시작했다.

많은 학생들이 여디디야 외에 다른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모두가 알 만한 찬양을 골랐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는 사람들은 쉽게 익힐 수 있는 원음 멜로디(High part)로 부르고, 시간을 많이 낼 수 있는 사람들은 화음(Low part)을 넣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항상 연습할 때에는 High part의 목소리가 부족해서 실제 찬양할 때 원음이 하나도 들리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연습에 참가하지 못했던 High part가 모두 모여서 맞춰 보니 적당히 균형이 맞아 제법 소리가 괜찮았다.

원래 항상 지휘는 짱이 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짱이 여자여서, 그것도 여자 중에 목소리가 가장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어서 여자 목소리를 살리기 위해서는 절대 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도 Low part에서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하는 수 없이 내가 지휘를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축제 당일이 되었다. 먼저 따로 준비한(거의 연습은 하지 않았지만) 임원들끼리의 찬양이 있었다. 곡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지휘 없이 임원 찬양을 마치고 나만 혼자 내려와 지휘석에 서고, 나머지 학생들이 무대로 올라와 대형을 갖췄다. 그리고 무대가 시작되었다. 계속 불안했던 박자가 또 문제였다. 처음에 너무 느리게 들어가버린 것이다. 박자를 되돌리느라 애를 썼지만, 한 번 늦게 들어가버린 피아노를 지휘가 어떻게 하는 것은 무리였나보다. 조금 지나자 적당한 박자가 되었고, 그렇게 무사히 공연이 끝났다.

모두들 다른 동아리들과 겹치고, 1학년들은 각종 연구활동때문에 바빠서 시간 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짱은 같이 연습하자고 하면서도 미안해했다. 나는 연습이 부족한 것 같아 한 번만 더 연습하자고 하면, 애들한테 미안하다고 일찍 보내자고 해서 결국 보낸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래도 결국 그랬기 때문에 모두 기분 좋게 끝까지 연습해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함께 해준 임원들과 여디 친구들께 고맙고,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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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K뮤비

인곽에는 K뮤비라는 전통이 있다.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매년 KAIST 합격생(일명 2학년 K반)들이 함께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여 곰솔제의 시작을 장식하는 것이다. KAIST 합격자 발표가 나기 전에는 합격했을 때 K뮤비를 어떻게 찍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막상 발표가 나고 나니 들떠서 K뮤비는 머릿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였다.

그러나 발표 다음 날, 강영우 선생님께서 나를 포함해 KAIST 합격생 세 명을 부르시더니, K뮤비 촬영을 맡기시는 것이었다. 축제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일단은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나왔지만, 막막한 게 사실이었다.

주말에 네이트온으로 회의를 해서 노래는 리쌍의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로 정하고 주인공과 스토리도 대충 정했다. 그러나 재미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있어서 결국 화요일에 다시 회의를 하여 노래를 에픽하이의 '따라해'로 바꾸게 되었다.

뮤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모든 신이 야외 신이다. 수요일부터 촬영에 들어갔는데, 하늘의 장난인지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가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고 한다. 평소처럼 건물 안에 있었으면 그냥 추운 날인가보다 하고 넘어갔을 테지만, 칼바람이 부는 야외에서 촬영을 하고 있자니 우리 나라도 참 추운 나라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도 금요일까지 모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주말에 악마의9시저주 님께서 대충 편집을 해 주셔서 월요일 상영 전까지 겨우 완성품을 낼 수 있었다. 6시에 인곽인의 밤이 시작해서 처음을 장식하는 것이 K뮤비인데, 아마 6시 1분 정도에 최종본 렌더링을 끝마친 것 같다. 부랴부랴 외장 하드에 옮겨 방송부 컴퓨터로 복사도 하지 못하고 재생을 했다.

다행히 반응은 꽤 좋았던 것 같다. 원작 뮤비와 비슷하게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똑같이 만들었다는 평을 들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다. 특히 주연을 맡아 준 세 친구(타블로, 투컷, 미쓰라 진 역)의 표정 연기가 모두에게 큰 웃음을 준 것 같다. 처음엔 많이 막막했던 게 사실이지만, 모두 각자 축제 준비하느라 바쁜 가운데 조금씩 희생해서 좋은 작품, 즐거운 추억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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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