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가 배우기

3월 1일은 3·1절, 3월 2일은 일요일인 관계로 3월 3일 월요일에 입학식이 있었다.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해서 8시 정도에 도착했지만 실제 행사는 10시에 있었다. 9시 정도까지 기숙사와 교실에서 배회하다가 방송으로 울린 소집령에 1층 시청각실로 향했다. 대략 1시간 동안 교가를 배우고, 4절까지 부르는 애국가를 혹시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서 애국가도 연습을 했다. 교가는 과학고등학교답게(?) 상당히 어려웠다. 그런 것을 한 번에 외우라니...

선배들의 모습은 사전교육과는 많이 달랐다. 사전교육 이후 썼던 글 [인곽 Life 01] 선배, 시험, 그리고 눈은 무섭다 에서 느낀 선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훨씬 친근하고 다가가기 쉬운 모습의 선배였다. 역시 사전교육 때에는 군기를 잡기 위해 일부러 보여 주었던 모습이었던 것일까.

입학식

시각이 10시에 가까워지자 모두 강당으로 이동했다. 보통 신입생과 재학생이 분리되어 앉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특이하게도 신입생과 재학생이 한 반씩 교대로 앉았다. 즉, 신입생 임시 A반 옆에는 재학생 1반이, 그 옆에는 임시 B반이, 그 옆에는 재학생 2반이 있었다. 후에 안 것이지만, 입학식 중간에 있을 '신입생, 재학생 상견례'를 위한 자리 배치였다.

올해는 교장 선생님께서 새로 부임해 오셨기 때문에 교장 선생님의 부임식도 겸한 입학식이었다. 한 가지 인상깊었던 점은 교장 선생님께서 처음 말씀을 하실 때 먼저 내빈 소개를 해 주시고 특별히 찾아 주신 내빈 두 분(누구셨는지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을 자신의 소중한 은사님이라며 소개를 따로 해 주시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내빈 소개는 정말 형식적인 겉치레라고만 생각했는데, 교장 선생님의 소개는 정말 내빈을 소중한 분으로 생각하고 모시는 자세가 많이 느껴졌다.

클레로스 님께서 3회에 걸쳐 치러진 신입생 배치고사 전교 1등을 하신 관계로 선서와 뺏지 수여를 대표로 하셨다. 아까 말한 바와 같이 신입생과 재학생 간 상견례가 있은 후 반 추첨을 했다. 물론 반은 미리 인터넷을 통해 공지가 되었지만, A, B, C, D반으로 된 임시 반이었기 때문에 '숫자'로 된 반을 고르는 순서가 필요했던 것이다. 각 반의 1번이 가위바위보를 통해 추첨을 했고, 필자가 속해 있던 A반은 1반이 되었다.

담임 선생님

각자 반으로 이동하여 처음 뵙게 된 담임 선생님. 성함은 이동규 선생님이시고, 인천 과학고등학교에 꽤 오래 계신 선생님이라고 한다. 첫 인상은 굉장히 자상했지만, 이후에 혼날 때에는 그렇게 무서울 수도 없었다. 첫날 처음 종례를 하는데 그만 선생님 앞에서 꾸벅 졸아 버린 탓에 선생님께 주의를 받았는데, 다음날 제출할 것을 제 때 제출하지 못해 크게 혼난 것이었다. 둘째 날 면학 시간에는 담임 선생님과 1:1 면담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면담을 드려 보니 역시 좋은 분이시라는 생각에 변함은 없다. 다만, 혼날 때 너무 따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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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선배는 무섭다

입소 당일 저녁 식사 전에 적응활동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수업 후 청소가 끝나고 모두 강당으로 내려오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신입생 전체는 강당에 집합했고, 지시를 기다렸다. 그 때 들어 온 것은 1학년 선배들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1학년 학생회와 여학생회의 선배들이 열 다섯분 정도 들어오셨다.
강당 바닥에 앉아 있는 우리들 앞에 일렬로 서시더니 한 분씩 말씀을 하셨다. 내용은 대략 이랬다.
  1. 선배님께 '선배님'이라는 호칭 쓰기
  2. 인사 잘하기
  3. 식당의 아주머니들께 '여사님'이라는 호칭 쓰기
  4. 기숙사에서 정숙하기
  5. 1학년 교실 앞을 지나가지 않기
특히 인사 잘하기는 인천 과학고의 전통이라고 하시면서 선배든 동기든 선생님이든 외부인이든 무조건 인사하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못할 것 같았지만 하고 보니 나와서도 누군가를 보면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벌써 적응이 된 것이리라.
문제는 벌써부터 군기를 잡는 선배님들이었다. 사전교육때부터 잡으면 입학해서는 몇 번 굴릴지도... 실제로 여학생회는 신입생 여학생을 불러서 굴렸다는 소문도 있다. 다른 학교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후배 관계가 돈독한 만큼 예의와 규칙을 중시하는 과학고의 문화일 것이다.

시험은 무섭다

신입생 진단평가로 총 3번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1차는 1월 2일 신입생 사전교육 입소식 날에, 2차는 1월 11일 신입생 사전교육 퇴소식 날에, 3차는 2월 20일에 치르는데, 이 결과를 이용해 장학금 대상자와 보충교육 대상자를 결정하고 반 편성에도 이를 이용하게 된다.
1차 고사는 수학, 과학, 영어를 보았다. 시험문제는 모두 10-가에서 출제되었는데, 사실 과고 준비하면서 학원에서 다뤘던 몇 문제 빼고는 손도 못댔다. 과학은 그래도 웬만큼 풀려 나갔다. 어차피 과학은 사전 과제 내용이 주가 되었기 때문에 손도 못 댈 문제는 없어 다행이었다. 영어는 과고 입학 때 가산점을 따기 위해 한 번 본 적이 있는 TEPS와 비슷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점수 또한 TEPS 점수와 비슷하게 나왔으니 말이다. 점수는 그나마 생각보다는 잘 나와 주었다. 수학이 50점대, 과학이 70점대, 영어가 60점대. 그래도 평균은 한 것 같아 다행이다. 2차고사는 뭐, 아직 점수는 안 나왔지만 1차고사의 절반 정도만 나와 준다면...

눈은 무섭다

퇴소를 하는 1월 11일,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엄청난 눈이 내렸다. 영종도도 예외는 아니어서 안 그래도 사람 없는 섬 구석에 고립될 뻔 했다. 아침에 듣자 하니 과학고로 진입하는 좁은 도로에서 차가 논으로 굴러 떨어졌다는 얘기도 있었고, 도로가 폐쇄되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획인된 바는 없다. 어쨌든 그런 얘기가 믿길 만큼 상당한 양의 눈이 순식간에 내렸고, 모두 집에 어떻게 돌아가야 할까 걱정했다. 다행히 오후가 되자 눈발이 가늘어지고 해가 나면서 도로는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집에 가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선생님께서, 영종도 눈은 이건 맛보기라고 하신다. 그럼 진짜배기는 어떻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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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어느 새 2007년도 다 가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가 다시 왔습니다.

저는 동지나 하지가 매우 좋습니다. 이제 뭔가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로부터 밤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해서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를 지나면, 이제 다시 하지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반환점을 돌아 온 느낌이랄까요. 그런 기분에 앞으로의 날들이 기대되고 떨리는 날입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낮도 점점 길어지겠지요. 굳이 새 해를 반환점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오늘을 반환점으로,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서 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가 고등학교를 위해 달려 온 것이었다면, 이제 대학을 위한 시합입니다. 이미 멀찌감치 달려 나가는 사람도 있고, 이제 막 발을 내딛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합이 시작된 것도 모르는 이들도 있겠지요. 저도 이제 운동화끈을 매고 있습니다. 시합 중에 풀리지 않도록 단단히 동여 매고 있습니다. 지금 맨 이 매듭이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느슨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팥죽 맛있게 드세요.

뒷 이야기사실 며칠간 포스팅을 못해서 무언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쓴 글이기도 합니다. 아무 아이디어도 없이 글쓰기 창을 누르고 키보드에 손을 얹으니 이런 글밖에 나오지 않네요. 오랜만에 '~ㅂ니다.'체로 써 보았습니다. 왠지 대화하고 싶어서요. 하지만 아무래도 '~다.'체가 더 나은 듯 합니다. 읽는 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쓰는 것은 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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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3차 전형이 끝났다. (해방이다!)

갑자기 입시 유형이 바뀌는 해에 걸리는 바람에 혼란이 컸다. 특히 이번 3차 전형은 모든 예상을 제치고 실제로 구술 면접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학원에서는 서술형 문제풀이일 것이라고 했고, 학교에서는 그냥 간단한 형식상의 면접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국에는 문제를 풀고, 풀이 과정과 답을 설명하는 면접이었던 것이다.

전체 학생을 15개 조로 나누어 10분 간격으로 한 조씩 시험실에 입실시켜 50분간 문제를 풀게 한 다음 면접실로 이동하여 1명당 면접관 2명에게 10분간 푼 문제를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때문에 앞 조의 학생은 먼저 끝난 대로 먼저 갈 수 있었지만, 뒷 조의 학생은 앞 학생보다 3시간 정도 늦게 끝나게 되었다. 같이 간 악마의9시저주님은 5조에 계셨고, 필자는 12조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악마님께서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던 것이다.

문제는 8문제가 주어졌다. 그 중 수학이 4문제를 차지했고, 나머지 문제는 과학문제였다. 역시 문제 유출시 어떤 불이익이 돌아올 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삼가하겠다. 다만, 문제는 쉬웠던 편이다. 1달여 정도밖에 공부하지 않은 내가 이렇게 쉽게 풀 수 있을 정도라면 사실 모든 아이들에게 쉬웠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때문에 얼마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발표하느냐가 관건이었을 듯 한데, 문제는 계속 말을 더듬어서 제대로 내 생각이 면접관에게 전달이 되었는가이다. 아마 반 정도밖에 이해를 못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 월요일수요일이면 모든 것이 결정난다. 수험번호 G177번이 명단에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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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