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대항 합창대회

곰솔제의 가장 중요한 무대 중 하나가 바로 반 대항 합창대회가 아닐까 한다. 모두가 참여하기 때문이고, 1년 동안 함께 했던 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작년의 합창대회도 비록 상은 타지 못했지만 매우 소중하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도 열심히 해서 즐거운 추억도 만들고, 기왕이면 상도 타고 싶었다.

그러나 문제는 분위기였다. 1학년 때에는 축제 준비 기간 동안 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업을 하기 싫은 애들은 수업을 하지 않을 구실을 합창 연습에서 찾았다. 덕분에 매 시간 거의 합창 연습을 했고, 연습할 시간이 많았다고 기억한다. 반면 2학년은 수업은 커녕 각자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그 자유로운 시간을 합창 연습에 빼앗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다가 일부는 '원래 축제는 1학년들이 주인공'이라는 인식까지 가지고 있어서 다 함께 열심히 해보자 하는 기합이 잘 들어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다행히 반장, 부반장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 주어서 곡 선정부터 편곡, 연습까지 잘 진행된 것 같다. 원래 'We are all in this together'를 하려고 했지만 다른 반에서 선수를 쳐 버리는 바람에 다시 'Honey honey'로 바꿨다. 그러나 'Honey honey'는 합창곡보다는 솔로곡의 느낌이 강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다른 후보를 찾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Honey honey'를 편곡해서 합창 버전으로 만들어 하기로 했다.

편곡은 다른 반의 친구들이 도와줬다. 반장이 Note worthy composer로 악보를 작성하고, 하루에 1시간 정도 연습했다. 마지막 이틀 동안 겨우 피아노가 있는 구면학실을 차지해서 피아노와 맞춰 볼 수 있었으니 참 촉박하게 이루어진 것 같다. 그래도 안무도 맞추고 마지막 퍼포먼스까지 짜서 나름대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순서는 모든 반 중 가장 마지막이었다. 2학년 4반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추첨에 의한 우연이다. 덕분에 다른 반 무대를 모두 볼 수 있었고, 보면서 왠지 희망은 줄기는 커녕 더 커졌다. 작년에도 그랬고, 아무래도 1학년이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무대를 보여 줘야 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데도 1학년 무대를 보면서 저 정도는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솟는 것이었다. 2학년 다른 반들도 조금씩 시원찮아 조금만 열심히 하면 충분히 1등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 반의 무대. 지정곡 '어머니'는 연습할 때부터 별로 걱정이 없었던 만큼, 무대에서도 완벽하게 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문제는 자유곡 'Honey honey'였다. '어머니'가 끝나고 대형을 바꾸어 자유곡 합창이 시작되었다. 나는 코러스 파트였지만 사실 코러스 파트 연습할 때 거의 같이 연습을 안해서 음을 제대로 못 잡고 알토와 코러스를 대충 섞어 부른 것 같다. 역시 하이라이트는 간주 부분. Honey honey에는 중간에 30초나 되는 긴 간주가 두 번 나오는데, 그 중 하나를 없애고 하나에는 율동(?)을 넣기로 했다. 율동이라는 게 상당히 익살스러워서 임팩트가 강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마지막 듀엣 파트. 어쩌다가 내가 듀엣 중 한 명을 맡게 되었고, 연습 때 제대로 음을 잡지 못해 걱정했지만 다행히 어긋나지 않게 마무리를 했다. 작년의 1학년 2반을 베낀 듯 한 하트 퍼포먼스 또한 강한 임팩트를 주었던 것 같다.

덕분에 무대 연출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당당히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많이 부족했던 연습에 비해 결과가 너무 좋아 사실 좀 얼떨떨하긴 해도 1학년 때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다. 2학년 4반 모두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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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디디야 합창

여디디야의 연중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한 가지가 바로 축제 무대이다. 여디디야에 출석하는 친구들과, 출석하지 않더라도 함께 하고 싶은 친구들이 모두 함께 곰솔제 인곽인의 밤에서 무대를 선보이는 것이다. 동아리 멤버의 개념이 모호한 여디디야를 하나로 묶어 주는 중요한 무대이다.

재작년에는 핸드벨 공연을 했다고 하고, 작년에는 캐럴 메들리를 합창했다. 올해의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는 15기 임원, 우리 손에 달려 있었다. 다시 핸드벨 공연을 할까, 캐럴을 부를까 하다가 결국 우리가 1년 동안 함께 불렀던 찬양을 재구성해서 무대에서 보이는 것이 1년 활동을 가장 잘 압축하는 것이겠다 싶어 모두가 잘 알 만한 곡 다섯 곡(Miracle generation, Jesus generation, 성령의 불타는 교회, 영광 높이 계신 주께, 부흥 있으리라)을 골라 메들리로 엮었다. Lukas 님의 놀라운 능력으로 성부까지 나눈 뒤 2주 가량을 남겨 놓고 연습을 시작했다.

많은 학생들이 여디디야 외에 다른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모두가 알 만한 찬양을 골랐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는 사람들은 쉽게 익힐 수 있는 원음 멜로디(High part)로 부르고, 시간을 많이 낼 수 있는 사람들은 화음(Low part)을 넣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항상 연습할 때에는 High part의 목소리가 부족해서 실제 찬양할 때 원음이 하나도 들리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연습에 참가하지 못했던 High part가 모두 모여서 맞춰 보니 적당히 균형이 맞아 제법 소리가 괜찮았다.

원래 항상 지휘는 짱이 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짱이 여자여서, 그것도 여자 중에 목소리가 가장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어서 여자 목소리를 살리기 위해서는 절대 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도 Low part에서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하는 수 없이 내가 지휘를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축제 당일이 되었다. 먼저 따로 준비한(거의 연습은 하지 않았지만) 임원들끼리의 찬양이 있었다. 곡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지휘 없이 임원 찬양을 마치고 나만 혼자 내려와 지휘석에 서고, 나머지 학생들이 무대로 올라와 대형을 갖췄다. 그리고 무대가 시작되었다. 계속 불안했던 박자가 또 문제였다. 처음에 너무 느리게 들어가버린 것이다. 박자를 되돌리느라 애를 썼지만, 한 번 늦게 들어가버린 피아노를 지휘가 어떻게 하는 것은 무리였나보다. 조금 지나자 적당한 박자가 되었고, 그렇게 무사히 공연이 끝났다.

모두들 다른 동아리들과 겹치고, 1학년들은 각종 연구활동때문에 바빠서 시간 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짱은 같이 연습하자고 하면서도 미안해했다. 나는 연습이 부족한 것 같아 한 번만 더 연습하자고 하면, 애들한테 미안하다고 일찍 보내자고 해서 결국 보낸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래도 결국 그랬기 때문에 모두 기분 좋게 끝까지 연습해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함께 해준 임원들과 여디 친구들께 고맙고,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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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비

인곽에는 K뮤비라는 전통이 있다.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매년 KAIST 합격생(일명 2학년 K반)들이 함께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여 곰솔제의 시작을 장식하는 것이다. KAIST 합격자 발표가 나기 전에는 합격했을 때 K뮤비를 어떻게 찍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막상 발표가 나고 나니 들떠서 K뮤비는 머릿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였다.

그러나 발표 다음 날, 강영우 선생님께서 나를 포함해 KAIST 합격생 세 명을 부르시더니, K뮤비 촬영을 맡기시는 것이었다. 축제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일단은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나왔지만, 막막한 게 사실이었다.

주말에 네이트온으로 회의를 해서 노래는 리쌍의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로 정하고 주인공과 스토리도 대충 정했다. 그러나 재미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있어서 결국 화요일에 다시 회의를 하여 노래를 에픽하이의 '따라해'로 바꾸게 되었다.

뮤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모든 신이 야외 신이다. 수요일부터 촬영에 들어갔는데, 하늘의 장난인지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가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고 한다. 평소처럼 건물 안에 있었으면 그냥 추운 날인가보다 하고 넘어갔을 테지만, 칼바람이 부는 야외에서 촬영을 하고 있자니 우리 나라도 참 추운 나라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도 금요일까지 모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주말에 악마의9시저주 님께서 대충 편집을 해 주셔서 월요일 상영 전까지 겨우 완성품을 낼 수 있었다. 6시에 인곽인의 밤이 시작해서 처음을 장식하는 것이 K뮤비인데, 아마 6시 1분 정도에 최종본 렌더링을 끝마친 것 같다. 부랴부랴 외장 하드에 옮겨 방송부 컴퓨터로 복사도 하지 못하고 재생을 했다.

다행히 반응은 꽤 좋았던 것 같다. 원작 뮤비와 비슷하게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똑같이 만들었다는 평을 들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다. 특히 주연을 맡아 준 세 친구(타블로, 투컷, 미쓰라 진 역)의 표정 연기가 모두에게 큰 웃음을 준 것 같다. 처음엔 많이 막막했던 게 사실이지만, 모두 각자 축제 준비하느라 바쁜 가운데 조금씩 희생해서 좋은 작품, 즐거운 추억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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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순부터 중순까지는 원서 접수 기간이다. 인곽에서 주로 지원하는 대학은 서울대학교 , KAIST , POSTECH , 연세대학교 등이다. 올해는 GIST 가 학사 과정을 개설하면서 선택의 폭이 조금 넓어졌다. 그러나 세종 과학고등학교 가 첫 졸업생을 내면서 경쟁자가 170여명 늘어나기 때문에, GIST의 선발 인원 80명으로 이를 완충시키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 보인다. 나는 KAIST를 주력으로 해서, GIST와 연세대학교에 원서를 넣었다.

방학이 끝나고부터 열심히 쓰기 시작한 자기소개서는 9월 초에 마무리가 되었다. 각 학교별로 요구하는 사항이 비슷하기 때문에 하나만 잘 써 놓으면 쓰는 데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GIST는 과학 기술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 그리고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에세이를 쓰라고 요구해서 조금 힘들기도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쓴다고 자료 조사도 많이 하고 책도 참고해가면서 썼지만, 별로 개성 있는 글이 나온 것 같지는 않아서 많이 아쉽다.

이번 금요일에 가장 마지막으로 KAIST의 원서 접수가 시작되었다. KAIST 원서 접수만 마무리 되면 모든 원서 접수는 끝나고 정말로 공부 할 일 밖에 남지 않게 된다. 그러나 사실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다. 화학을 좋아하는 학생은 화학을, 물리를 좋아하는 학생은 물리를 공부하면 되지만, 정보를 좋아한다고 정보를 공부하기는 많이 힘든 게 사실이다. 당장 닥친 입시에서 전문성 평가 과목에 정보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는 게 제일이라고, 수학 공부부터 해야 되는 것을 알면서도 우선순위는 컴퓨터 관련 책을 읽는 것이 더 높다. 그러니 늘 마음은 불편하다. 수학 문제를 옆에 놔두고 "Beginning Linux Programming"을 읽노라면 뭔가 찜찜하다.

그래도 이제 진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좋아하는 건 잠시 접어 두고 당장 해야  할 것을 해야겠다. 곧 끝나니까, 끝나고 진짜 좋아하는 걸 공부하려면, 지금은 일단 대학에 붙는 게 중요하니까 말이다. KAIST 10학번으로서 내년부터는 KAIST Life를 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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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신축

학교 시설이 여러 모로 변하고 있다. 우리 15기가 입학하기 전에는 4층 면학실이 만들어지면서 3층 면학실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이후 교실 및 강당 에어컨 설치, 화장실 리모델링, 실험실 현대화 사업, 기숙사 리모델링 등을 거치면서 입학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학교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기숙사 신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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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학기 초부터 시작되었다. 땅을 파고 철근을 세우던 게 어느새 외벽까지 모두 붙이고 내부 인테리어 작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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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기숙사와는 다리로 연결이 되어 있다. 완공이 된 후에 신 기숙사와 구 기숙사를 모두 사용하게 된다면 사감 선생님을 두 배로 늘리지 않으면 안될 듯 하다. 혼자서는 절대 커버하지 못할 크기가 될 테니까 말이다.

한 가지 즐거운 것은 신 기숙사 앞쪽에 보이는 홀에는 PC방이 설치된다는 소문이 있다는 것이다. 아직 선생님들의 입으로부터 들은 얘기는 아니라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 사이에 도는 소문에 의하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대학 입시가 끝나고 제대로 놀게 해 주려는 선생님들의 배려라는 말도 있다.

원래 7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아마 힘들 것 같다. 원래 공사라는 것이 조금씩 늦게 끝나니까 8월 말 정도에 완공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하루 빨리 완공되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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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연기


본래 2학기 1회고사의 일정은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4일간이었다. 10월 2일에 중국 자매결연 학교의 학생들이 문화교류를 위해 학교를 방문하기 때문에 잡은 일정인 듯 했다. 그러나 시험 1주일 전 갑자기 시험 일정이 하루 연기되고 말았다. 먼저 중국 학생들의 방문 일정이 11월 말로 연기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고, 10월 3일이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고 전혀 공부가 되지 않을 것 같았던 것이 부차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리하여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공휴일을 낀 시험 일정이 확정되었다.


2학기 1회고사 - 9/30 ~ 10/4


수학을 가장 첫날에 배치하는 것은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하는 수학 과목을 먼저 끝내주어서 다른 과목을 배려할 수 있도록 하는 선생님들의 배려일 것이다. 덕분에 첫날 가장 부담이 큰 수학 과목을 끝내버리고 다음날부터 과학 과목들에 전념할 수 있었다.


시험은 대체적으로 양호하게 봤다고 생각되었다. 1학기 때 예상치 않게 성적이 나오지 않은 물리나 화학 같은 과목도 평균 정도의 점수는 얻을 수 있었고, 다른 과목들도 전반적으로 느낌이 좋았다.


신기했던 것은 시험을 보면서도 전혀 시험같지 않게 긴장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완전히 편안한 심신으로, 시험때만 되면 그렇게 메스껍던 속도 말짱한 채 숙제 하듯 시험 문제를 풀 수 있었다. 전혀 부담을 갖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시험이 큰 스트레스가 되지 않아 굉장히 편했던 것은 확실하다.


개천절 - 10/3


원래 시험 후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날이었으나 일정의 변경으로 하루 종일 공부만 해야 하게 된 개천절. 그래도 공휴일 느낌은 내야겠기에 점심시간 원도와 무단외출을 해서 자전거를 타고 뱃터까지 다녀왔다. 정확히 말하면, 뱃터까지 가려고 하다가 중도에 원도가 걸릴까 겁난다고 하여 돌아오게 되었다. 3시간이나 되는 점심시간을 즐길 수 있는 몇 안되는 휴일에 이렇게라도 하고 놀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시험기간인게 걸리긴 하지만, 남들도 축구하고 농구하고 있으니까.


결과 - 10/16


시험이 끝나고 12일, 2주일이 채 되지 않아 전과목 시험 결과가 나왔다. 평균과 반석차, 전교석차까지 나왔지만 가중치가 반영되지 않은 결과이기 때문에 1학기와의 비교는 힘들 것 같다. 그러나 1학기보다 성적이 나아진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악마의9시저주님은 내가 수학 점수가 낮기 때문에 더 떨어질 것이라고 하고 계시지만, 떨어져도 많이 떨어지진 않고, 적어도 KAIST 안정권에는 머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시험의 특징이라면 'Critical Luck'이라고 할까. 이번 시험에서는 주관식을 먼저 풀고 객관식을 풀다가 시간이 부족하면 뒷쪽 문제는 찍는 전략을 썼다. 1학기에 주관식을 풀지 못해 찍지도 못하여 고생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찍은 객관식 문제가 대부분 맞았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수학에서도 마지막 1분에 찍은 3문제가 모두 맞았고, 화학이나 물리에서도 찍은 문제들이 거의 100%에 가까운 확률로 맞아서 점수를 높이는 데에 큰 공을 했다. 역시 운 좋은 놈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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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 Shane! - 9/4

아마 인천광역시 전체적으로 원어민 교사 교체가 있었던 듯 하다. 인곽의 원어민 교사로 있었던 Shane Martin도 9월 4일을 마지막으로 본국인 캐나다로 귀국했다. 사전교육때부터 9월에 Shane이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떠나니 굉장히 섭섭한 것이 사실이다. 얘기도 많이 하고, 정도 많이 들었었는데, Farewell-present 하나도 준비 못해주고 떠나 보낸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Shane 자신도 돌아가는 것은 아쉽지만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을 만날 것을 생각하니 기대되기도 한다면서, 'Strange day'라고 표현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떠나보내는 Shane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 오는 원어민 교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Strange day였다.

Welcome, Alex! - 9/5

새로운 원어민 교사가 도착한 것은 Shane이 떠나는 날 오후였다. 다만 기회가 없어서 만나지 못하고, 다음날 원어민실에서 보게 되었다. 첫 인상은 '무섭다'였다. 함T보다도 더 큰 몸집에 노란 턱수염은 마치 어떤 조직의 Boss를 연상케 했다. 저음의 목소리까지 더하여져서 Shane에 비해 말을 걸기는 쉽지 않았다. 이름은 Alex Lewis, 정치학 전공에 미국 Indiana주에서 왔다고 한다.

나의 'Where are you from?' 질문에 'You are already in my lesson.'이라며 컴퓨터에 미리 띄워 둔 자신의 집의 지도(구글 어스)를 보여 주었다. 은철이가 인천과학고등학교도 찾아달라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북마크를 클릭하여 한번에 인천과학고등학교로 이동했다. 그야말로 already in lesson이었다. 재미있는 수업이 기대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더 무서워졌다(ㅡㅡ;).

토요일 애국조회 때 Alex에 대한 교장선생님의 소개말씀과 Alex의 인사가 있었다. Alex의 인사는 영어라 100%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고, 또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험을 향상시키고 싶어 오게 되었다고 한다. Shane만큼이나 즐거운 원어민 선생님과의 생활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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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디디야 - 15기 임기의 시작 - 9/1

인천과학고등학교의 기독교동아리 여디디야 의 14기 임원의 임기가 끝나고 15기 임원의 임기가 9월로 시작됐다. 임원 선출은 8월 초에 있었다. 유민경이 13기 유선경 선배를 이어 짱이 되었고, 한솔이 부짱, 당연하다는 듯이 Lukas님 이 반주 자리를 맡았다. 나는 바라던 바대로 찬양부장을 맡을 수 있었고, 이민호가 회계를 맡았다.

찬양부장은 매주 수요일에 부를 새찬양을 준비하고, 예배 때 반주기를 작동하는 것이 그 임무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새찬양의 준비이다. 여디디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찬양악보집 '많은물소리'에 없는 곡을 선정하여 음악 파일과 악보를 준비하고, 수요일에 악보를 복사해서 나누어 준 다음 찬양 인도를 하는 것이 앞으로 1년간 내게 주어진 임무인데, 매주 새 찬양을 준비한다는 것이 역시 쉽지많은 않은 일인 것 같다.

수요일, 첫 새찬양 인도 - 9/3

15기 여디디야 임원의 임기가 시작되고 첫 수요일, 나의 첫 새찬양이 시청각실에 재생되었다. 준비한 찬양은 마커스워십의 '신령과 진정으로'였다. 주말에 미리 준비를 해 가지 못하는 바람에 전날 면학을 모두 불참하고 준비한 곡이지만, 개인적으로 첫 곡으로 만족스럽다. 가사의 내용도 신령과 진정을 다해 찬양하자는 것으로, 찬양부장으로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멜로디도 제법 괜찮았다. 다만 반복이 너무 많아 좀 지루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 걱정이다.

미리 써가는 스크립트는 어떻게 읽으면서 진행할 수 있지만, 수요일은 새찬양이 주가 되고, 중간 중간의 멘트는 100% Live였기에, 많이 버벅거렸다. 할 말이 없어 모두를 웃기기도 했고, 마지막에는 말이 꼬여 '~하시겠습니다'가 '~하시겠십니다'로 발음되어 어디 사투리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래도, 14기 짱이신 김성인 선배님께 잘 했다고 칭찬을 들었기에, 첫 인도 치고는 만족스럽다.

목요일, 첫 말씀 - 9/4

수요일이 새찬양을 부르는 날이라면, 나머지 날에는 짧은 말씀이 있다. 임원이 돌아가면서 준비하는 말씀은 목요일에 나의 순서로 돌아왔다. 말씀은 마태복음 13장 44절을 인용하여, 천국의 아름다움을 얘기하고, 이러한 천국을 하늘나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먼 미래의 것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만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첫 말씀이라 너무 떨렸던 나머지 말도 더듬고, 너무 빨랐던 데다가, 발음도 정확하지 않아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을지 걱정이 된다. 점차 익숙해지면 괜찮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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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곽의 전통, 선·후배 만남의 날 - 8/15

인곽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행사는 선·후배 만남의 날 행사이다. 졸업생이 학교를 방문하여 후배들과 대화를 하는 시간이 공식적인 행사로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 다른 학교에는 없는 훌륭한 전통 중 하나일 것이다.

10시에 3층 구면학실에서 개회식과 함께 행사가 시작되었다. 초대, 2대 교장·교감 선생님과 총동문회장 선배님 등의 축사와 함께 시작된 행사는 두 선배님의 특강으로 이어졌다. 한 분은 '변리사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 주셨다.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변리사로 활동하시고 계신 그 선배님은 변리사란 이공계 졸업생이 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좋은 진로라고 추천해 주시며 평소 궁금하던 변리사란 직업이 무엇인지 확실히 가르쳐 주셨다.

변리사란 변호사의 일종으로, 주로 과학적 연구 성과물에 대한 출원, 소송 분쟁 등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같은 연구 성과라도 어떻게 출원서를 작성하고 이를 지켜내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 높이 평가받는 직업이라고 한다. 국제 분쟁 등에서는 외국어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에 글을 잘 쓰거나 외국어에 소질이 있는 이공계 학생의 좋은 진로라고 소개해 주셨는데, 이에 주위에서 내게 변리사도 고려해 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나도 싫지 않은 직업이기에 기회가 된다면 해 볼 의향도 있다.

두 번째 강의는 컴퓨터 공학과 선배님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비전에 관한 강의를 해 주셨다. 여러 가지 이야기와 함께 특히 과학적 지식보다는 연구하는 자세와 탐구적인 정신을 가질 것을 주문해 주셨다. 영어 또한 굉장히 중요한 능력으로 꼽으시면서 미리 준비해 둘 것을 당부하셨다. 내가 지망하는 컴퓨터 공학과 선배님이셨기에 더욱 깊히 남는 강의였다.

이후 학과별 선·후배 만남의 시간이 있었다. 학과는 물리, 화학·생물, 전기·전자, 전산·컴퓨터 등 네 개로 나누어 졌으며 나와 악마 님은 당연하게 전산·컴퓨터를 선택했다. 두 분의 선배님께서 학과 소개를 위해 들어 오셨고, 오랜만에 ICU에 다니고 계신 세이블 님도 만날 수 있었다. 선배님 중 한 분은 이 블로그를 제작한 회사인 T&C(태터 앤 컴퍼니)에 다니고 계셨고, 한 분은 곧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실 계획에 있다고 하셨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셨는데, 주로 암울한 이야기들이었다. 컴퓨터 관련 직장에 다니면 주위에 온통 오타쿠만 있고, 여자는 찾기 힘들고, 연봉은 많지도 않은데 정시 퇴근은 꿈꾸기 힘들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고, 현재는 계속 업계가 침체기라는, 절망적인 현실을 이야기해주셨다. 원래 알고 있었고, 각오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처음 듣는 얘기였다면 당장 진로 전향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싶어지게 만들 얘기였다.

점심 식사 후에는 동아리별 모임이 있었다. 플루토늄이 모이는 교실에 가자 플루토늄이 만들어진 4기 선배부터 7기, 9기, 11기 등 많은 선배들이 와 계셨다. 플루토늄의 설립 멤버인 4기 선배님의 진행으로, 플루토늄의 역사와 활동 내용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원래 플루토늄은 자동차를 만들 계획으로(마치 Ship이 배를 만들 계획이었던 것과 같이) 만들어진 동아리로, 초기에는 오토바이 분해 등 적극적 활동을 펼쳤으나, 오토바이 분해 후 자동차 제작의 꿈이 좌절되면서 축제에 쥐포를 파는 동아리로 전락했다는 슬픈 사연을 들으며, 곁들여 선배들의 대학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다행히도 그토록 걱정하던 노래는 시키지 않았다(나이스!).

이후에는 차랑 공연이 이어졌다. 전국 과학고 최고를 자랑하는 인곽의 밴드 차랑의 역대 멤버의 공연은 1시간 반 정도 계속되었다. 에어컨 가동이 중단된 강당이라 찜질방이 따로 없어 이를 견디지 못한 나와 친구들은 면학실에 올라가서 시간을 때웠다.

유용한 강의와 재미있는 선배님들과의 만남으로 알차게 채워진 8·15 행사는 그렇게 끝났다. 이제 겨우 2년 후면 내가 졸업생의 입장으로 이 행사에 참가하게 될 것을 생각하니 별로 길지도 않은 시간이라는 생각에 남은 시간 더욱 열심히 보내 2년 후 8·15에서는 멋진 선배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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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rry

초파리 키우기 I - 7/25

요즘 생물 시간에는 유전과 진화에 대해 배우고 있다. 때문인지 어느 날 세미나실 책상에 초파리가 들어있는 시험관 여러 개가 있었다. 야생 초파리, 검은 몸 초파리, 흰눈 흰몸 초파리, 노란몸 초파리 등 여러 초파리들이 종류별로 시험관에 들어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돌려가면서 한 번씩 보라고 하시고, 키울 사람 없냐고 물으셨다. 잘 키워서 교배실험을 한다는 것이었다. 한 번 키워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지만 아무도 키우겠다는 사람이 없어 일단은 잠자코 있기로 했다.

금요일, 학교에서 나가기 몇 시간 전 Lukas님 께서 초파리를 키우고 싶은데 같이 키우지 않겠냐고 하셔서 기쁜 마음에 그러겠다고 했다. Lukas님의 다른 일 때문에 내가 Lukas님의 초파리까지 같이 가져 오게 되었다. 생물 선생님께 가서 초파리 두 종류를 골라들고 실험실에서 삼각 플라스크 두 개에 옮겨 담았다. 가장 팔팔한 놈들로 고르려고 했는데, 거의 모든 초파리들이 살아 있는 '검은 몸 초파리'와 그나마 열마리 내외로 살아 있는 '노란 몸 초파리'가 가장 나은 것들이었다. 일단 내가 검은 몸 초파리를 가지기로 하고, Lukas님께 노란 몸 초파리를 드렸다.(죄송합니다)

예상과 같이 길길이 날뛰시던 Lukas님. 미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게 가장 나은 것이었으니 도리는 없었다. 그렇다고 생생한 것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말이다. 그렇게 초파리를 키우게 되었다.

초파리 키우기 II

벌레 몇 마리 그냥 놔둬도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막상 키우려고 하니 막막했다. 일단 플라스크를 막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산소 공급 때문에 밀폐를 할 수도 없고, 종이나 천으로 막아 구멍을 뚫자니 그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지만, 그냥 구멍을 뚫었을 경우 수분이 날아가서 초파리에게 불리한 서식 환경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생물 선생님께서는 스펀지로 막으라고 하셨는데, 스펀지는 플라스크 입구에 비해 너무 작았다. 결국 케이블 정리 타이를 스펀지 주위에 감아 입구 크기와 맞춘 후 끼웠다. 그러나 아직도 공기가 통하는지는 의심스러워서 가끔 환기를 시켜주고 있다.

먹이는 포도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나 포도가 집에 없는 관계로 있는 복숭아 조각을 조금 넣어 주었다.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 하더니 이제는 복숭아 위에서만 산다. 사실 초파리는 음성 굴지성이 있기 때문에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려 하는 습성이 있다. 플라스크에 가둬 두면 플라스크를 기울임에 따라 계속 위쪽으로 향하는 초파리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먹이 앞에서는 무효였다보다. 먹이를 놓고 나서 위쪽에서는 초파리를 한두마리 정도밖에 볼 수 없다.

본래 초파리가 들어 있던 시험관은 버리려고 했으나 혹시 몰라 들고 왔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구더기 몇 마리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발견했던 몇 마리의 구더기는 3령이고, 더 작은 1, 2령 구더기도 한참 더 있었던 것이다. 시험관 뚜껑을 닫고 플라스크와 함께 놓아 두니 사흘 후 초파리 두 마리가 생겼고, 번데기도 잔뜩 붙어 있다.

공부는 안하고 초파리 앞에만 붙어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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